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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모커피 Nov 01. 2018

에스프레소 싱글? 솔로?

혼자야? 응 싱글이야

나를 커피 애호가를 넘어 덕후로 만든 일은 5년 전 유럽 여행이었다.


로마 여행 중 판테온을 들렀다가 그 웅장한 건축에 놀라고, 그 건물을 만든 사람이 중고등 학교 미술시간에 데생을 했던 "아그리빠"라는 사실에 더 놀랐다. 당시 가이드가 판테온에 왔으면, 저기 있는 60년 된 카페에 가서 멋지게 "운 에스쁘레쏘"로 주문해 각설탕 하나를 넣고 두 번만 휘휘 저어 바로 마셔야 한다고 했다. 


그 전까지 커피에 관심이 없음을 넘어, 담배 냄새나는 음료라고 취급했던 나에겐 에스프레소는 큰 도전이었다.

이것도 나름 추억이겠다 싶어 정확히 가이드가 말한대로 했는데 이게 웬일... 정말이지 상큼함과 묵직함과 고소함과 씁쓸함이 적절히 오묘하게 섞인 진한 액체가 내 몸으로 들어왔다. 그 순간, 황홀한 기분까지 들었다. 그 다음부터는 유럽 곳곳을 들르는 내내 에스프레소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썰이 길었지만, 에스프레소는 보통 1샷을 싱글샷, 2샷을 도피오라고 한다. 참고로 도피오는 이탈리아어로 '더블'을 의미한다. 그런데 스타벅스에 가서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면 "솔로(쏠로)"인지 되묻는다. 이건 또 뭘까 싶지만 솔로 또한 다 아는 대로 1개를 의미한다. 결국 에스프레소 솔로 또한 에스프레소 싱글이랑 같은 뜻이다. 


유럽 여행 이야기를 다시 이어가면,

이탈리아에서 기차를 타고 국경을 넘어 스페인에 닿았다. 기차를 갈아타기 위해 스페인 역에 내렸는데 마침 스산한 늦가을 아침 공기가 얼굴을 스치니 커피 생각이 절로 났다. 에스프레소를 마실 생각에 "운 에스프레소"라고 말하니 기차역 카페 바리스타는 한 잔을 내어주면서 "스페인에서는 우노 카페 쏠로라고 하세요."라고 했다. 


반복 하지만, "에스프레소 싱글 = 에스프레소 솔로 = 카페 솔로" 다 같은 말이다. 7~9그람의 원두를 9기압 90도씨로 추출에 30ml가량으로 뽑아낸 에스프레소 1샷을 말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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