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나다

오늘의 심리학

by 오세준

다 나다.

문재인 발언에 상처입고 화내는 것도 나고,
문재인 발언에 안타까우면서도 그 정도 수위로 말할 수 밖에 없음을 지지자로서 받아들이는 것도 나다.

이 둘은 내 안에 살되 서로 싸우지 않는다.
서로를 연민으로 바라본다.
서로의 아픔과 트라우마에 공감한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존재를 부정당하는 이들의 아픔도,
온건하고 합리적이며 많은 이들의 가슴을 움직였던 노무현이라는 훌륭한 정치인의 비극적 죽음 앞에 목놓아 울었던 이들(이들 역시 우리 사회에서는 소수다)의 아픔도,

다 내 안에 있다.

우리가 그토록 쉽게 찾아내는 서로의 증오스러운 모습들은 가까이서보면 나의 과거요, 멀리서보면 인류의 역사이다.

동성애는 분명 우리의 미래다.
그리고 노무현과 그의 지지자들이 꿈꾸는 사람사는 세상도 역시 우리의 미래다.

그 모든 아픔과 상처와 미래와 희망이 매우 비합리적이고 모순되게 보이겠지만, 전부 내 안에 있다.

사람들의 가시돋힌 말과 행동 뒤에는 각자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와 존중받고자 하는 욕구가 숨어있다.

그것들 모두가 참으로 소중하다.

싸울 수도 있다.
분노할 수 있다.
그러나, 부디 서로의 존재를 부정하진 말자.

당신이 진정 진보라면,
당신이 진정 깨어있다면,
지금 서있는 가장자리에서 한 걸음 더 내디뎌야 한다.

그렇게 나아간 자리에서 내가 만나는 것은 신이 아니다. 바로 당신You이다.

나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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