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지금 나라면 넌 웃을 수 있니?
"내게 그런 핑계를 대지마, 입장바꿔 생각을 해봐. 니가 지금 나라면 넌 웃을 수 있니?"
아직 조국 장관 관련 건은 수사중이다.
뭐 하나 딱 부러지게 조장관 혹은 그의 가족(오촌말고)에게서 범죄혐의가 '확실하게' 입증된 건은 아직은 없어 보인다.
뭐 있었다면 지난주 집회에서 그 많은 인파가 모일 수 없었을거다. 거기 모인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누가 봐도 빼박인 범죄혐의가 밝혀졌다면 거기 안 모였다. 당장 나부터도.
조금은 광기가 잦아든 지금에서야 뒤돌아보면, 검찰과 언론이 내뱉던 그 독 묻은 칼날같던 말들은 철저히 조국 장관의 가족을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조장관이 그들의 상처를 만지다가 중독되어 죽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누가?
검찰, 언론, 그리고 그들이 속한 구)엘리트들과 마름들이.
누가 나에게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싫은게 무엇이냐고 물으면 '잔인'이라고 답하겠다. 호환마마보다 잔인한 사람이 더 무섭다. 방사능보다 더 유독하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다시 한 번 확신했다.
자, 지금부터 당신은 검사 혹은 기자다.
당신은 긴 터널을 통과할 것이다.
그 터널 속에서 조장관과 그의 가족들을 향해 쏟아진 기사들이 바로 당신과 당신의 가족을 향한 것으로 바뀌어있음을 깨달을 것이다.
'당신은 조국이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의혹과 사실이 뒤섞인채 내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들의 지난 행적과 치부가 샅샅이 밝혀지고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의 모든 삶이 오직 죄와 벌의 관점에서 해부된다.
고통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나의 과거의 모든 실수와 설이은 행들이 비수로 돌아옴은 물론이고 나와 교분을 나눈 이들마저 차갑게 뒤돌아서는 모습을 볼 것이다. 무엇보다도 평소 정의와 선, 공평무사함을 말하는 이들이 얼마나 냉정한 심판자인지를 새삼 깨달을 것이다.
그들은 결코 당신을 향한 그 많은 독비수들을 막아주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부추길 것이다.
당신이 중간에 무릎을 꿇고 쓰러지면 정의가 실현되었다고 부르짖고, 마침내 죽는다면 뒤늦게 눈물 한 방울을 흘릴 자들이다.
검사와 기자, 당신들은 정녕 저 곳을 향해 발걸음이나 내딛을 수 있을까?
잔인한 말들이 쌓여 숨쉴수 없는 악취와 독기의 터널을 과연 통과할 수 있을까?
만약 아니라면 어찌 한 사람에게 그토록 잔인하게 굴 수 있단 말인가?
또한 차가운 태도로 조국 장관과 그의 가족들을 향한 칼질을 수수방관하는 자들이여, 당신들은 과연 그 터널을 통과할 수 있겠는가?
만약 아니라면 어찌하여 당신과 같은 인간인 조국은 그것을 감당해야한단 말인가? 공인이라고? 공인도 칼 맞으면 피흘리고 죽는 사람이다.
내가 두렵고 싫은 것은 남에게도 두렵고 싫은 것이다(feat. 공자)
사람들이 조국 수호를 외치는 것은 내버려두면 그가 죽을 것 같아서였다. 그를 혼자두면 잔인한 자들과 냉정한 자들 사이에서 피흘리며 차갑게 죽어갈 것 같아서였다.
서초동 거리에 모인 사람들은 적어도 가슴으로 느끼고 있었다. 내가 조국이라면, 나는 견딜 수 있었을까? 살 수 있었을까?
아니란 걸 알기에 거리로 나오고 내가 조국이고 조국을 지켜야 한다고 외친 것이다.
기실 엉덩이가 무거운 나를 움직인 건 결국 쓸슬한 뒷모습을 하고 케이크를 사들고 선 조국 장관의 뒷모습이었다.
감정이입을 하며너 그의 입장이 되어보았다.
한 개인으로선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 느껴졌다.
그래서 난 작은 목소리지만 그를 돕고자 나갔다.
머리는 검찰개혁이지만 가슴은 조국수호를 외쳤다.
누구로부터?
김건모의 핑계를 듣고도 아직까지 인생의 진리를 깨닫지 못한 잔인한 자들 - 검사, 기자, 구)엘리트들로부터.
그들은 이번 일이 다 끝나고도 여전히 변명할 것이다. 온갖 그럴싸한 핑계를 댈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그랬던 것처럼.
그때 들려줄 노래, 지금 미리 불러본다.
"내게 그런 핑계를 대지마, 입장바꿔 생각을 해봐. 니가 지금 나라면 넌 웃을 수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