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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세준 Jun 10. 2020

혀짧은 소리가 너무너무 싫다면?

아래의 셋 중 하나에 해당하는 분들은 꼭 심리치료 받으셔야 한다.


    아이들이 웃고 떠들고 or 울고 떼쓰는 모습이 너무너무 싫다.  

    연인들이 혀짧은 소리로 서로를 애칭으로 부르며 애기처럼 말하는 것이 너무너무 싫다  

    사람들이 기쁨이나 분노, 슬픔같은 감정을 통제하지 않고 마치 아이처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모습이 너무너무 싫다.  


위의 셋은 상처입은 내면아이(inner child)의 존재를 가리키는 대표적인 표지다.


셋 다 일종의 퇴행(regression)인데 퇴행의 강력한 억압과 부인은 신경증의 정도와 정확히 비례한다. 


건강한 아동기를 보낸 성인은 자신의 욕구, 정서, 그리고 존재가 그 자체로 온전하게 비판단적으로 안전하게 수용되었다는 경험을 갖고 있다.


그들은 이를 토대로 연인관계나 부모-자녀관계처럼 자신이 어린시절 부모와 맺은 무조건적-비판단적-수용적 관계를 다시 한 번 활성화시키는데,


이때 마치 어린아이로 돌이간 것처럼 느끼고 말하고 행동하면지만(퇴행)


그로부터 성인 자아가 위협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열정과 활기를 얻고 평소보다 더 나은 주의력과 정서적 민감성을 갖추게 된다.


비유하자면 우물을 더 깊게 퍼올리면서 한층 더 시원하고 맛있는 물을 마시는 것과도 같다.


폭력과 무관심으로 유독한 유년기를 보낸 채 성인이 된 경우에는 정확히 그 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그들은 가장 가까운 연인과의 관계 속에서도 결코 안심하지 못하고 끝끝내 자신의 성인 자아만 내비친다.


자기 안의 어린아이를 보여주면, 상대가 마치 자신의 부모처럼 본인을 거부하거나 폭력적으로 대할 것이라는 잘못된 도식이 재활성화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오로지 성인으로서만 연인을 대하고 퇴행으로 나와 상대의 어린아이가 조우하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는 결과는 바로,


얕은 관계(shallow relationship)이다.


얕은 관계는 곧 '영원한 탐색(a.k.a 간보기)'을 의미하며 그 속에는 진실한 연인관계에서만 가능한 헌신과 합일의 경험이 없다.


오직 끝없는 간보기, 상대가 과연 안전한지에 대한 탐색만 있을 뿐이다.


이쯤되면 사실 연인관계가 불가능하지만 이들은 또다시 그것을 찾아 나선다.


그러나 여지없이 실패한다.


언제까지?


자신의 내면아이를 찾고 치유하기 전까지.


아이들이 싫고

연인들의 혀짧은 소리가 싫고

사람들이 내비치는 날것 그대로의 감정이 싫고


아무튼 이것도 저것도 싫은게 많은 사람들은 그 자체가 증상임을 받아 들이고 좋은 치료자를 만날 것을 권하는 바이다.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는 좋은 상담자들이 많다.

(상담심리학회 또는 임상심리학회 홈페이지에서 상담자 검색 가능)


요즘 아동학대 건들이 우리 사회의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학대자들의 내면에 상처입은 아이가 있음은 굳이 부연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모든 상처받은 내면아이가 학대자가 되진 않지만 학대자의 내면아이가 상처받지 않은 경우는 없다.


성인기에는 이 내면아이의 이슈가 활성화되는 시점이 반드시라고 말해도 좋을 만큼 온다.


특히 연인관계 혹은 부모-자녀 관계 속에서 말이다.


사실 이때가 가장 좋은 치유의 기회이다.


내가 어렸을때 걸려 넘어져서 여전히 울고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 확인할 시간이다. 


그리고 손을 내밀어 붙잡고 일으켜줄 시간이기도 하다.


용기를 내서 치료에 임할 정도의 성숙한 자아라면 내면 아이의 치유는 어렵지 않다.


야나두! 

거의 그 정도 수준의 난이도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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