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끝이 아닌 시작이었다

by 고니비니SN

내 품을 떠난 남편과 아이는 신생아실로 이동했다. 이제 나도 곧 입원실로 올라가겠지.

안도감과 감사함이 밀려왔다. 정말, 이제 다 끝났구나 싶었다.

그런데 그 순간, 간호사의 손과 발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분만실 천장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내 귀에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산모님, 지금 출혈이 멈추지 않아 지혈 거즈를 사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동의하시죠?

뭐? 지금, 이 상황을 내게 묻는다고?

이제 끝났다고, 안심했던 나에게 날아온 청천벽력 같은 말로 화가 치밀었다.

하지만 감정을 꾹꾹 누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선생님, 문제가 생겼나요?”

선생님은 애써 침착한 말투로

“아뇨, 큰 문제는 아닙니다. 간혹 이런 경우가 있어요. 지혈 중이니 곧 괜찮아질 겁니다. 병실로 가시기까진 시간이 좀 걸릴 거예요.”

라고 했지만,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병실로 곧장 가서 아이를 품에 안을 줄 알았던 나는, 지혈이 되길 기도하며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분만실의 천장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처치를 끝내신 선생님이 조용히 문을 나서자마자 고함이 분만실 밖에서 들려왔다.

곧 간호사가 들어와 나의 상태를 다시 확인하고는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실수한 거 아니야?

불신과 불안이 동시에 엄습했지만, 지금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랄 뿐이었다.


임신부터 출산까지 하나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 그렇게 멍하니 있다가 눈물이 터졌다.

분만실에서 아내가 나오지 않자, 남편이 들어왔다. 울고 있는 나를 보고 괜찮다고 말하는 그에게

“나, 아기 낳는 게 이렇게 힘든 줄 몰랐어. 우리 엄마는 셋을 어떻게 낳았대?”

하며 목 놓아 울었다. 10개월 동안 아이를 지키느라 애쓴 마음이 멈출 줄을 몰랐다.



그렇게 분만 후 3시간 30분이 지나서야 입원실로 올라갔다. 간호사는 계속해서 출혈 상태를 확인하러 병실을 들락거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무통 주사의 효과는 서서히 사라지고, 불에 덴 듯한 통증이 시작되었다. 손목이 아프고, 발목이 아프고,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온몸이 고통에 잠겨 있었다.


출산 소식을 듣고 엄마와 아빠가 병원을 찾았다. 엄마의 얼굴을 보자마자 나는 아이가 되었다.

“엄마, 나 많이 아파... 엄마는 이걸 3번이나 어떻게 했어?”

엄마는 그런 나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아기는 건강하다니깐, 시간이 지나면 상처는 아물어. 그러니 잘 먹고 힘내.”

하지만 나를 보고 있는 엄마의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고 현재진행형 같았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나를 이 세상으로 초대해 준 엄마의 위대함을 내 아이를 출산하며 온몸으로 경험했다.



직접 경험보다 값진 깨달음은 없단 걸 느낀 하루였다.

나는 여전히 아팠고, 지쳐 있었고,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아기는 건강했다.

그 사실 하나가 나를 견디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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