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내내 앓았다. 5월을 앓다보니 6월이 왔고, 6월이 지나도록 가래끓는 기침은 끊기질 않았다. 친정 엄마는 체력이 약해지면 그렇게 아기 낳았던 달에 아팠다고 하더니 첫째를 낳았던 6월, 둘째를 낳았던 5월 내내 아팠다. 돌이켜보니 아이를 낳고 한 해도 거르지 않고 5월이면 어기없이 어떻게든 앓았다.
그리고 나는 좀 미쳐버렸다. 조용한 나만의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고, 좀 집중해서 책을 읽었으면 행복할 것 같고, 밤의 서늘함을 느끼게 창문을 조금 열어 놓고 폭닥한 이불을 덮고 단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자고 싶으면 소원이 없을 것 같았다.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쇼핑도 하고 싶었다. 그냥 나는 좀 혼자서 있고 싶었다.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너무 귀찮았다. 매달리고 잠 안자고, 둘이 엉겨붙어 싸우고 뛰어 다니는 아이들을 타이르다 순간의 울분을 참지 못하고 소리 질렀다.
정말 징글징글해. 그만 좀 싸우란 말이야. 그리고 밤이 되면 좀 자란 말이야! 제발! 제발! 좀! 내가 미쳤지, 왜 결혼을 해가지고, 왜 아이를 낳아가지고, 감당도 못할 걸...!! 너희들 다 싫어! 그만 좀 해!
미친 듯 소리지르고 있으면 나의 생각은 이런 말을 아이들 앞에서 내뱉지 말라고 제지했으나 순간을 참지 못했다. 그냥 진심이 아니지만 그런 말들을 내뱉지 않으면 영혼이 문들어 썩어버릴 것 같았다. 제발, 그만했으면 좋겠는데 나쁜 말은 멈춰지지 않았고 장난치듯 매달리는 아들들을 밀치며 짐승처럼 울었다.
그러다 잠든 아이들을 보면, 나는 또 한번 미쳤다. 자책이 물밀듯 밀려들어 소리 죽여 또 울었다. 모자란 나 때문에 아이들이 상처를 받았겠구나...싶어서.
그러다 마침, 직장이 쉬는 날 한의원에 갔다. 원래 다니던 곳인데 그새 한의사가 바뀌었다. 일부러 시간 내기도 힘들어 온 김에 진료를 받겠다고 했는데 키작고 까만 얼굴의 젊은 한의사가 진맥을 짚더니, 아이고. 참다참다 오셨네요. 마음도 몸도 지쳤는데 마음이 더 지치셨네요, 했다.
나는 '아니요, 힘든 것 없는데' 라고 말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져 흘렀다. 나는 '진짜 힘든 것 없는데. 왜 이러지'라며 엉엉 울었다.
한의사가, '마음이 지치면 몸도 아프고, 몸이 아프면 마음도 지치는 법이지요.' 라고 하자 나는 아무말도 못하고 계속 울었다.
어쩌자고 이렇게 나 하나 추스르지 못하고 별 할 것도 없으면서 그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갈구하며 희생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지쳐있었을까. 어디서부터 나는 조금씩 지쳐있었던 것일까.
엉엉, 울었다. 마음껏 울었다.
말하지 않아도 내 모습에서 지침을 알아봐준 사람이 있어 위로가 된 것인지 뭔지 몰라도 그후로도 한참을 몇날 며칠을 시도때도 없이 울고 나서 괜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