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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다다리딩
Jul 16. 2021
약간의 히스테리, 약간의 우울
"
정상은 어떤 상태인가요?"
"
약간의 히스테리, 약간의 우울, 약간의 편집증."
- 프로이트
"
방송을 보니,
시골에서 지내는 너의 표정이 한결 편안해 보여서, 네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어.
글만 잘 쓰는 게 아니라 말도 따뜻하고 철학적이야.. 어쩌면 네가 그곳에서 오래 있을 것만 같아.. 학교에서의 모습도 훌륭하지만 또 다른 삶을 꾸려가는 모습도 잘 어울려. 남은 시간도 잘 해낼 거란 생각이 들어."
우리의 모습이 다큐멘터리로 방송되고 나서 정말 친했던, 직장선배에게서 연락이 왔다.
'떠남'으로 인해, 나는 많은 부분을 털고 시골에서 좀더 단단해질 수 있었다. 무엇보다 우리는 이 지방 소도시에서, 낡은 시골집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에 집중했다.
아이들은 날마다 하늘과 땅을, 살아 있는 수많은 생명들을 접했다. 생기 넘치는 생명들로부터 아이는 그것들의 생기를 얻어왔다. 번잡하지 않은 시골에서 아이는 끊임없이 놀 거리를 찾고, 호기심을 가졌고, 자연 놀이에 몰두했다.
나 역시 일을 쉬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흘려보낼 수 있었다. 일을 할 땐 그 일이 정말 좋았는데, 그래서 떠나오길 많이 망설였는데, 막상 떠나니 그동안 지쳤던 마음과, 도태될까 두려워했던 마음이 있었음을 인지할 수 있었다.
해 질 녘 매일 일몰을 보며 산책을 한다. 나는 도시를 떠나와서 행복하다고. 하지만 모든 문제들로부터 멀어진 것은 아니라고. 걸으며 생각을 정리한다.
시골에서 한결 여유롭게 지내며 힐링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떠나와 머무르는 곳은 곧 일상이 된다. 돌아가야 할 문제, 약간의 히스테리, 강박, 편집, 우울 역시 하루에 한 번 찾아온다.
생각이 많고, 감정이 깊은 사람이라 불면의 강박과 우울, 편집을 등에 지고 살면서 도시에서 멀어진다고 해도 이것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은 아니란 걸 깨닫는다.
다만 떠나와서 더 좋은 점이 많아지도록 , 내 선택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이 깊다. 자연이 나의 감정과 생각을 더 섬세히 일깨워 생각하도록 한다. 산책이 나를 행동하도록 마음을 어루만진다.
그런 시골 라이프를 하고 있을 뿐이다.
keyword
우울
시골
고독
다다리딩
시골 육아
저자
국어교사/ 저서: <시골육아> / 일상 기록자/아이와 귀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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