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선을 따라 흐르는 땀방울이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내 몸이 그 땀방울 따라 새삼 낯설게 느껴진다. 수없이 흐르는 땀을 닦으며 시냇물 옆 그늘을 찾아 달궈진 돌 위에 몸을 뉘인다.
뜨거운 열기가 등 선으로 흡수되는 순간, 온몸이 노곤해진다. 쨍한 여름 하늘, 여름 하늘에 피어나는 구름.
바람의 움직임에 따라, 구름이 흩어졌다 모아졌다, 피어오르며 뭉개 뭉개 뭉쳐지고 뭉개진다. 여름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 그 속을 유유히 흐르는 구름을 넋 놓고 보는 것만으로 나는 너무나 많은 고민과 정보들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담담히 희열에 차 오른다. 오늘은 어제보다 좀 더 많이 웃었다. 그리고 더 많이 희망하게 되었다. 희망한 만큼 불필요한 욕망을 비웠다.
뜨거운 여름, 여름 하늘을 보러 나오라.
티없이 맑은 파랑에 던져진 구름 덩어리를 보는 것만으로 당신에게 잃어버린 순수와 평화를 찾을 것이다. 하늘에 물든 여름의 마음으로 선선히 당신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