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인생, 길에는 모두가 다닐 수 있다.

공존하는 삶

by 다다리딩

아침 산책 길에 어미 두더지가 죽어 있었다.


그리고 다담날 새끼 두더지가 산책로에서 우왕좌왕 돌아다녔다. 녀석은 십센티도 안되는 화단턱 너머, 산으로 가려했지만 넘지 못하고 애쓰고 애쓰다 사람들 발길 피해 산책로 구석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또 며칠 동안 녀석은 아직도 산으로 가는 턱을 넘지 못한채, 산책로 시멘트 바닥을 아직도 적응 안된다는 듯 우왕좌왕 달리기 했다.

그 어미 잃은 짐승에게 먹을 것을 갖다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순간, 내 앞에 걸어가던 아저씨가 뭔가를 발로 툭쳐서 길가로 쓸어 던졌다. 아주 자연스럽게 길거리 버려진 깡통 차듯이.


불안한 마음에 달려가보니 녀석이었다.

움직임 없는 녀석은 그 다음날에도 그 자리에 누워있었다.


어미의 보호 없이 혼자 남겨진 새끼는 홀로 일주일도 못 넘기고 인간들의 길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툭 채여 죽었다.

나는 손에 묵주를 들고 오로지 자기 건강만을 위해 매일 아침 도는 그 아저씨를 노려볼 뿐이다.


길은 사람만이 다닐 수있다는 생각을 가진 같은 그 아저씨는 오늘도 열심히 자신의 건강을 위해 걷는다.



그리고... 오후에 시를 읽다 찡 울었다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라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에 스며드는 것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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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아 엄마가 되고, 작은 생명에도 더더 마음이 쓰이기 시작했다. 부모님 집 강아지가 누이와 이별하고 홀로 남았을 때, 그리고 헤어진 누이가 입양 간 집, 큰 개에게 물려 죽었을 때 순하디 순한 강아지는 크게 멍멍 울부짖었다. 낯선 이에게도 짖지 않던 강아지인데. 그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져 고르지 않은 등어리 털을 쓰다듬으며 위로해주자 강아지는 겁 많은 눈동자로 나를 한참 응시했었다. 그리고 더이상 짖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자그맣게 탄식했다.


아, 짐승도 슬픔을 알아.

왜 사람만이 길을 걸을 수 있고,

도시에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거지?

위험하지 않은 고슴도치 정도는 길을 내주어도 되잖아.


그렇잖아. 고슴도치가 너무 불쌍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