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다리딩 Sep 25. 2017

두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당신 모습

그랬지. 불과 사 년 전인데..

우린 그때 참 보기 좋은 건강한 몸을 지녀 피곤을 잘 몰랐고

밝고 유쾌함이 담긴 대화를 밤새 할 만큼  서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넘쳤지.


- 난 지금 당신이 삼 순위야.

농담처럼 한 말에 당신은 진지하게 되받아쳤어.

- 알아. 후, 진우, 나겠지? 그래도 내 맘 속 일 순위는 당신이야. 애들 크면 남편밖에 없다. 너무 그러지마라~


우리는 체력을 아껴 내일을 대비하지. 아이들에게 지쳐 나오는 짜증을 내지 않으려고, 너희들 때문에 힘들다 말하지 않으려고.


나는 요즘 눈을 감으면 이런 것들이 떠올라.

잠투정하는 아들을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어르는 당신이.

아들을 업고 자장가를 부르며 동네를 한 바퀴 도는 당신이.

피곤한 두 눈을 비비며 동화책 읽어주는 당신이.

아기 기저귀 갈 때면 항상 이불이며 옷에 똥칠 다하는 당신이.

치카 싫어! 소리 지르며 도망치는 아들 들쳐 안고 차분히 양치질 시키는 당신이...


당신이 일 년의 대부분을 항해하고

돌아올 때, 이젠 아들들이 훌쩍 커 이런 시간들이 추억으로 남겠지.


내가 매일 얘기 해줄게. 아이들에게.


아빠가 얼마나 너희들에게 헌신적이었는지.

애정이 가득 넘쳤는지.

너희가 아프거나 힘들 때, 아빠 등에 업혀. 얼마나 편하게 잠 들었었는지.

장난처럼 말했지만, 나는 당신과 친구처럼 함께 삶을 나누려 결혼을 한 것이니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아. 찰라의 시간이 지나면 요 어린 것들이 우리를 떠나 자신의 삶을 건강히 찾아갈 때까지만 욕심을 줄입시다.


진심으로 지금 당장 스스로를 일순위로 올리고, 잘 먹고 잘 쉬면서 틈틈이 잘 챙깁시다. 우리의 사랑이 건강할 수 있었던 이유가 본인도 상대도 순위 없이 사랑했기 때문 아니겠어요?


지금 사랑할 수 있는 스스로와, 아이들과, 순간에게  아낌없이 마음을 줍시다.




매거진의 이전글 별 다른 게 없는 행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