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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았던 날의 기록
동네생활자의 일상로그
by
김솔솔
Mar 13. 2023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게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데 있다
- 마르셀 푸르스트
밤새 비바람이 쳤다. 멀리 바다로 가자던 계획을 접었다. 대신 오래된 동네 카페를 찾았다.
연인 둘이 머리를 맞대고 소곤대는 모습이 따스했다. 나란히 걸린 아우터가 다정했고, 그 옆에 단정히 놓인 싸리비와 쓰레받기는 정겹다.
싸리비는 오브제로도, 청소도구로도 잘 쓰이고 있었다. 닳았다.
낡았다.닮았다.
족히, 연식이 50년은 되었을 거 같은, 오래된 건물 여기저기 칠이 벗겨지고 먼지가 쌓였다. 오랜 친구처럼 낡은 건물은 주말이라도 대충 걸치고 온, 오래된 사람인 나에게도 선뜻 한 자리를 내어준다.
시야가 탁 트인 창가 자리. 눈을 가늘게 뜨고 창밖을 맘껏 감상한다. 벚꽃이 피면 혼몽하겠다.
감지 않은 머리를 비니로 대충 수습하고, 보푸라기가 일어난 스웨터를
휘뚜루마뚜루 걸치고선, 비포선셋의 줄리 델피라도 된 거 같은 기분에 휩싸인다. 내 기분이야말로, 내 감정이야말로 나의 것이니까.
참 좋았던 주말이다. 이곳, 연희동 로지 190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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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솔
40대, 대기업 희망퇴직.서울을 벗어나 살아보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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