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출근하지 않는 월요일의 공기

by 김솔솔

아, 코레일 KTX 한 달 정기권이 살아 있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무의식처럼 코레일 앱에 먼저 들어가 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KTX 출퇴근을 하던 동안에도 월요일은 늘 가장 힘든 날 중 하나였습니다. 주말 동안 각자의 볼일을 보고

월요일 아침 기차로 다시 복귀하는 사람들과 일반 출퇴근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출퇴근 시간대 기차 편은 지정석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고, 몇 번 입석으로 출근을 한 뒤에는 아예 몇 주 전부터 티켓을 챙기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월요일 아침을 서서 보내지 않기 위해 미리 준비해야 했던 시간들이

정기권을 보는 순간 함께 떠올랐습니다.


알람은 맞춰두지 않았는데도 몸은 여느 월요일처럼 정해진 시간에 잠에서 깼습니다. 출근하지 않는 날이라는 사실은 한 박자 늦게 따라옵니다.


정기권은 아직 2주 정도가 남아 있어, 이제 쓸모도 없고, 반환 신청을 할까 알아보았습니다. 수수료를 제하고 나면 돌려받는 돈은 거의 없다는 안내가 떴습니다. 그대로 두었습니다. 그 사이 서울에 갈 일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하릴없이 예전 동네를 다녀와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드라마의 열린 결말처럼 이 조차 결정하지 않았다는 개방감이 좋습니다.


더 잘까, 아니면 일어날까.

잠깐 고민하다가 자리를 떨치고 일어나는 쪽을 택했습니다. 회사에 가든, 가지 않든 이 시간은 제 시간입니다. 어떤 선택도 이제는 오롯이 내가 책임지고 해내는 것입니다. 그러니 더없이 소중하여 헛되이 보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 저는 매 순간을 즐기지는 못했습니다.

이 일을 언제쯤 그만두지?

어떻게 그만두지?


지난 기록을 다시 들춰보니 저는 늘 일과 쉼이라는 공을 양손에 쥐고 저글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쪽을 내려놓지 못한 채 다른 한쪽도 놓치지 않으려는 상태.

항상 두 가지 가능성을 동시에 붙잡고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시간은 늘 슬라이딩 도어의 문 앞에 서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열릴 수도 있고, 닫힐 수도 있는 문 앞에서 어느 쪽으로도 완전히 들어가지 못한 채 잠시 멈춰 서 있는 사람처럼 말입니다.


퇴사하면서 결심 하나를 했습니다. 이제는 하나만 하자. 일이면 일, 쉼이면 쉼. 다만 늘 두 가지를 동시에 쥐고 살던 사람이라, 이 결심이 얼마나 오래 갈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오늘 아침만큼은 출근하지 않는 월요일의 고뇌를 양손에 갈라 쥐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직 유효한 정기권 하나를 그대로 둔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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