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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서림 Jan 26. 2022

수요고개를 넘는 직딩들 화이팅!

직딩 속마음 일기



직장인에게 전염병보다 무서운 월요병은

일요일 오후에 찾아와 월요일 출근과 함께 일단 후퇴합니다. 월요병이 잠시 사라지고 나면 화요일을 그럭저럭 버티고 보릿고개 넘어가듯 수요고개가 찾아옵니다.


오늘의 보고, 회의, 내일의 보고, 회의, 매일매일 루틴하게 돌아가는 일들, 새롭게 떨어지는 일들, 일일일 속에서 들들들 볶이고 있습니다.


새로온 이메일이 두자리 숫자를 유지하고 있는 건 아직 양호한 업무량이라는 얘기인데, 읽지 않은 메일을 열어 볼 의지와 의욕이 생기지 않아 마우스 위에 손가락이 끄덕도 하지 않습니다. 애꿎은 스크롤만 올렸다 내렸다.


오늘은 바로 그런 수요일

신상품 워크숍 일정 공지 메일 제목을 보자 '내년의 나 같은 건'이라는 생각과 함께 도무지 의욕 불씨가 살지 않아 브런치를 켭니다. 나와 같은 심정의 직딩이 어딘가에 있겠죠... ...

여기 일에 손이 잡히지 않아 방황하는 영혼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러니 혼자라고 외로워하거나, 나는 왜 이모양일까 자책하지는 마세요


'한 인간으로 태어나 내 밥벌이는 하였소'

조차도 힘겨워지는 요즘. 물가는 치솟는데 급여는 제자리 걸음. 그래도 1월은 어떤 직장인들에게는 작년 한 해 동안의 성과로 인센티브도 받고, 연월차수당도 나오고, 특별수당 PS도 나오고 그런 훈훈한 달이라고 하던데. (특별수당: 회사가 목표대비 초과 이익을 임직원과 함께 나누는 profit share 같은) 그런 누군가의 훈훈한 1월은 때로는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기기도 하네요.

'못난 마음, 남이 잘 될 때 박수는 못 쳐도 넘 부러워하거나, 시기질투는 하지 말자.' 스스로를 단도리해 봅니다.


직장생활 초반, 신입생 시기에는 친한 동기들과 상사, 급여, 평가, 휴가, 회사내 가십 등 직장생활의 모든 것들을 톡방을 만들어 시시콜콜 나누곤 했는데 그것도 세월이 흘러 누군가는 이직하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 누구는 탈혼하고 각자 사는 것에 바쁘고 관심사도 달라져 삼삼오오 찢어지더니 이제는 그마저도 뜸하게 되네요.

핫한 소식이든 쿨한 소식이든 가까운 사이와 나누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요즘입니다

수요고개를 넘어가며 칙칙한 마음을 나누기엔 동료들은 모두 각자의 일로 바쁘거나 자기만의 수요고개를 묵묵히 넘어가고 있습니다.


결국 각자도생, 내 짐을 누군가에게 얹어주는 일만은 하지 말자. 또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어 봅니다. 끄적끄적, 그나마 브런치에 아무말 대잔치처럼 끄적이는 이 글이 위로가 됩니다.


수요고개를 넘어가는 직딩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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