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앤토크
나는 그의 이름이 조반니이며 다들 난니라고 부른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해변에서, 교회 옆 야외 상영관에서, 밤중에 카페 델'울리보 근처에서 여러 번 보기도 했다. 내 존재 따위에 아무 관심도 없을 남자가 내 이름을 아는 데다 우리 집 지붕 아래 서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흥분되는지 애써 감추려고 했다.
그는 커다란 그림 액자를 가져왔다. 전에도 본 적이 있건만 우리 액자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굉장히 깨끗하고 탈색된 것처럼 보이는 액자는 온몸이 구릿빛으로 탔지만 엉덩이는 땀띠 파우더처럼 하얀 남자를 떠올리게 했다. 그는 액자가 완성되려면 멀었다고, 꽃 모양으로 조각된 몰딩과 모서리의 솟은 부분에 쌓인 때를 벗겨 내야 한다고 했다.
"어떻게 하는 거죠?"
"시범을 보여 줄게. 하라는 대로 하면 돼."
"안 그러면요?"
"그럼 넌 해고되는 거지."
우리는 서로 웃어 보였다.
'나는 친구가 한 명도 없어요. 당신이 내 유일한 친구예요'
난니는 아니야. 네 아버지는 그 친구한테 아버지 같은 존재였어. 그래 너희 집에 밀수품이 있다는 걸 다들 알았지만 감히 아무 말도 못 했지. 난니는 가장 만만한 상대였어. 경찰은 조직폭력단 짓인 걸 알면서도 난니를 몰아붙였지."
<중략>
그 집은 불이 난 게 아니야. 태운 거지. 짐승들이. 다들 보러 갔어. 나도 보러 갔어."
하지만 질투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행복했다. 두 사람의 관계 때문에 기쁜 것만은 아니었다. 어린 나이에도 내 관심이 제대로 된 사람에게 향했고 나뿐만 아니라 그의 진실을 읽었음이 보였다. 나는 그를 원했고 열두 살의 내가 아니라 좀 더 컸다면 그도 나를 원했을 것이다. 내 열정이 물려받은 것이고, 따라서 운명이라는 사실이 즐겁기까지 했다. 운명은 언제나 표시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