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뜨거운 문장

아니 에르노, 사건 중에서

by 김솔솔
대학교 기숙사 화장실에서 나는 삶과 죽음을 동시에 잉태했다. 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세대를 거듭하며 여성들이 거쳐 간 사슬에 엮여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 에르노, 사건, 민음사)




이렇게 솔직하고, 대범하고 뜨거운 얘기라니. 책을 읽는 동안 나는 같이 잉태하고 떨궈 내고 기진맥진했다. 모욕과 수치, 두려움, 불법을 행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 여성의 경험이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라는 건 비극. 현실을 직시해 온 작가의 용기와 담대함에 경의를 표한다. 특히 저 문장은 고통 속에 건져 낸 여성의 삶, 진실.


짧지만 강렬하고 선명한 이야기.


따라가야 할 길도, 따라야 할 표지도 아무것도 없던 사건에 스스로 표지가 된 이야기.


원치 않는 임신 중절에 관한 가장 솔직하고, 객관화한 이야기.


_소녀들에게 로맨스와 함께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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