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평 중고차 시장에서 발견한 보물 같은 순간들
서울 동쪽자락에 위치한 장한평 중고차 시장에는 누군가의 시간들을 거쳐간 자동차들이 가득 있습니다. 그리고 그만큼이나 손때 묻은 건물들이 그 수많은 자동차의 시간들을 품고 있습니다.
차는 동물과 달리 감정이 없는 존재입니다만 누군가는 그런 차를 마치 '반려차'인양 이름을 지어주고, 손수 씻겨주고, 소중히 다룹니다. 그만큼 누군가의 애정이 담기는 존재이기에 그런 존재들을 또 누군가의 인생으로 인도하기 전 작은 쉼터를 마련해 주는 이곳엔 왠지 모를 정감과 온도가 있습니다.
저는 종종 이곳을 하염없이 걸으며 생각을 정리하곤 합니다. 좋은 매물이 있다며 호객하기 위해 다가오는 분들이 제 상념의 흐름을 깨곤 하지만 그럼에도 이곳만이 가진 특유의 분위기가 좋아서 뭐에 홀린 듯 찾아가곤 합니다.
삐까뻔쩍하고 반짝거리는 것들도 좋지만 오래되고 손때 묻은 것들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질감과 채도가 가끔은 가장 큰 위안이 되기도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