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케터 강센느 Mar 01. 2020

3. 지식의 입체성

일일일생각 | '지식'에 대한 단상

one day

200301

one think

'지식'에 대한 단상

vol. 3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다. 

(그 이유는 여기서 확인 가능하다 >> https://brunch.co.kr/@todaykangsein/23)


이 영화를 통해서 '덩케르크'라는 지역이 세계 2차 대전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됐었는데 당시에 내가 접한 정보는 지극히 영화에서 얻은 것에 한정되었다. 이 영화에서는 독일군에게 참패한 후, 철수하기 위해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 집결한 40만 연합군의 공포심을 관객에게 생생히 전달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어떻게 성공적인(?) 철수를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정보만 제공될 뿐이었다. 


나는 그래서 이 사건에 대해서 '세계 2차 대전 때 독일군에게 패한 연합군이 성공적으로 철수를 했던 일' 정도의 단면적인 개념만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넷플릭스에서 추천해주는 <세계 2차 대전>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시청할 기회가 있었는데 여기서 이 사건에 대해 심도 있게 설명을 해준 덕분에 내가 이해하고 있던 단면적인 개념은 '입체성'을 가지게 됐다.


영화에서는 독일 나치군이 왜 그들을 적극적으로 공격하지 않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았었는데 알고 봤더니 당시에 나치군이 처한 상황은 이러했다.


누구나 알고 있듯 당시 나치군의 국군통수권자는 히틀러였다. 그는 대외적으로 알려진 이미지와는 다르게 전쟁과 관련된 결정을 하는 측면에서 고민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그는 주로 강단을 보이며 밀어붙이기보다는 실무를 담당하는 장군들에게 질문을 하고 고민하는 편이었는데 그런 일들이 누적되자 점점 자신의 명령과는 다르게 장군들이 독단적으로 전략을 세워 실행에 옮기는 일이 잦아졌고 이에 대해서 히틀러는 불만이 커져갔다고 한다. (그럼에도 히틀러가 큰 소리를 내지 못했던 건 그의 결정에 반대하여 진행됐던 장군들의 선택들 덕분에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대승을 거뒀기 때문)

그리고 결정적으로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대승을 거두고 남은 연합군을 모조리 처리할 수 있는 기회가 온 시점에서 히틀러는 이 불만을 터뜨리기에 이른다. "육군은 공격을 멈춰라, 남은 연합군은 공군이 처리할 것이다. 내 명령을 절대 어기지 마라"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에는 나치군에서 히틀러와 가까운 사이를 유지하던 나치군 공군 사령관 르만 괴링의 입김이 있었다. 그는 군의 승리보다 자신의 세를 넓히는  것에 대한 욕구가 큰 야망가여서 자신이 지휘하는 공군이 전쟁의 대미를 장식하길 바랐고, 그런 그의 야망과 히틀러의 불만이 잘 어우러져 바보 같은 결정을 하게 된 것이다.

  

위와 같은 상황으로 인해 나치군은 무방비 상태의 40만 연합군을 공격할 골든타임을 놓쳤고, 그들의 철수를 도울 군함과 각종 배들이 덩케르크 해안에 도착했을 때, 나치군의 공군이 해안에 폭격을 퍼부었으나 당시 좋지 않았던 기상 상황이나 공군의 훈련 미숙 등으로 인해 철수하는 연합군에게 아주 경미한 피해밖에 주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마침 도착한 영국군의 최신 전투기까지 가세하여 나치군의 공군은 오히려 피해를 입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니 덩케르크 사건이 또 새롭게 보였다. 당시 언제 공격을 당할지 모른다는 공포심에 질려있던 연합군들은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을 것인데.. 왠지 이런 상황 자체가 아이러니컬하게 느껴진달까. 그리고 세상의 굵직굵직한 역사들이 이처럼 개인의 사사로운 감정에 의해 바뀔 수 있다는 사실도 꽤나 흥미롭고.


그래서 오늘 깨달은 것의 요지는, 모든 내가 알고 있는 지식들이 어쩌면 굉장히 단면적인 부분들이고 그것들에 입체성을 더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우리가 습득하는 대부분의 지식들이 누군가에 의해 가공된 것들이 아니던가. 그럼 그 가공된 것의 이면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해했을 때에야 비로소 진정한 '내 것'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작가의 이전글 2. 문득, 운전하는 내가 신기해졌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