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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 강센느 Mar 02. 2020

4.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된 사람들의 이유

일일일생각 | '최고'에 대한 단상

one day

200302

one think

'최고'에 대한 단상

vol. 4





요즘 강형욱의 유튜브 채널인 '강형욱의보듬TV' (https://www.youtube.com/channel/UCee1MvXr6E8qC_d2WEYTU5g)에 푹 빠져있다. 흔히들 얘기하는 유튜브의 알 수 없는 알고리즘에 의해 추천 영상으로 뜬 것을 하나 본 뒤로 늘 그랬듯 개미지옥에 빠진 것처럼 그의 영상을 줄줄이 보게 됐는데 3~4개 정도의 영상을 보고 나니 그가 왜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됐는지를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게 됐다.


"개가 아니라 주인을 조련"한다는 그의 직업적 철학이 모든 영상에 초 단위로 꾹꾹 눌러 담겨 있었는데 워딩만 봤을 때는 다소 주인이 기분 나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영상으로 그 철학의 진면모를 살펴보니 그것이 쓸데없는 기우처럼 느껴졌다. 개와 개 주인 그리고 조련사 사이에 형성되는 묘한 삼각관계 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나노미터까지 세밀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강형욱은 탁월한 감각과 실력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그것을 기반으로 주인, 개, 그리고 자신까지 모두가 상처 받지 않고 윈윈 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을 과감하게 선보였다.


한때 강형욱에게 훈련을 받는 비용이 상상 이상으로 비싸다는 사실이 웹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는데(본인도 그때는 매우 놀랐었다) 아마 누구든 나처럼 그의 훈련 영상을 몇 편만 보게 되면 그 비용이 충분히 납득 가능한 수준임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 확신이 들 정도였다.


나는 예전부터 어떤 분야든 그 분야의 '최고'는 기본을 초월하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올라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강형욱을 보니 과거에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지게 했던 가장 결정적인 인물이 떠올랐다.


그것은 바로 <늑대의 유혹>, <도레미파솔라시도> 등의 작품들을 통해 연애소설이라는 전대미문의 장르를 개척한 귀여니였다. 당시에 맞춤법을 파괴하고 중2병스러운 특유의 감성들이 가득한 탓에 갖은 부정적 평가를 받았었는데 국문학도였던 나는 그녀의 작품에 대해서 토론할 기회가 몇 차례 있었다.


토론을 준비하면서 그녀의 작품은 물론이고 비슷한 류의 다른 작가들이 쓴 연애소설도 읽게 됐는데 놀랍게도 귀여니의 작품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 반면(심지어 하루종일 울다웃기를 반복하기도 했다), 다른 작가들의 작품은 금방 질려서 완독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런 경험을 하고 나니 귀여니가 연애소설계에서 최고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는 확신이 들었고 여러 이슈들 속에 가려져있던 그만의 작품성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 뒤로 나는 어떤 분야에서 최고가 된 사람들을 마주하면 그들이 어떤 특출 난 부분이 있는지를 먼저 찾아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분명 그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종종 사람들은 평소에 자신이 사소하게(라고 쓰고 '하찮게'라고 읽는다) 여겼던 분야에서 누군가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거나 상상 이상의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을 알게 되면 "나도 00나 해볼까?"라는 말을 쉽게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기 전에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해보면 어떨까. "지금 나의 분야에서 나는 최고가 되어 봤는가?", "내 분야에서도 최고가 못 되어봤는데 다른 분야에서는 어떻게 최고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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