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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 강센느 Mar 04. 2020

6. 내가 경험한 독특한 식당 경험 3가지

일일일생각 | '식당'에 대한 단상

one day

200304

one think

'식당'에 대한 단상

vol. 6





요즘 코로나 때문에 외식을 할 수가 없어서 문득 내가 경험한 독특한 식당 경험들을 글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뜬금포) 이 경험들로 인해 어떤 식당은 단골이 되었고 또 어떤 식당은 다시는 가지 않는 식당이 되었다. (늘 그랬듯 딱히 교훈 없음 주의)


1. 

집 주변에 포차 느낌의 분위기 좋은 술집이 있었다. 나는 저녁도 때우고 술도 가볍게 한잔할 요량으로 지인과 그곳에 방문했는데 넉살 좋아 보이는 사장님이 막걸리를 한병 서비스로 주겠다며 술을 권한 뒤로 한 마디씩 우리의 대화에 끼어들더니 나중에는 거의 일행과 다를 바 없이 우리 옆자리를 꿰찼다. 대화 중에 불편한 점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대화는 꽤나 즐거웠다) 술도 무료로 마실 수 있어서 좋았지만, 그 뒤로는 그 가게에 자연스럽게 가지 않게 됐다. 왠지 가게 사장님의 말동무가 되어줘야 할 것 같은 부담감 때문이랄까. 그 뒤로는 카운터와 손님의 좌석이 가까운 가게는 자연스럽게 피하게 됐다.


2.

회사 점심때, 주변 맛집은 웨이팅이 너무 길어서 생긴 지 얼마 안 된 불고기 덮밥 집에 갔다. 이곳은 마치 일본처럼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 주문을 받는 자동화 시스템이 있는 가게였는데 주문을 하려고 메뉴를 고민하고 있는데 대뜸 사장님이 옆에 와서는 친절하게 사이니지 작동법을 하나하나 설명해주셨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고 작동법이 딱히 어려운 것도 아니었음에도) 그리고 자동화 시스템이 있는 가게가 대부분 그렇듯 여기도 손님이 알아서 음식을 가져가고, 반납하는 것이 룰이었는데 (벽에는 그렇게 설명이 붙어 있었다) 음식을 사장님이 직접 서빙해주셨다. 물론 친절하셔서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럴 거면 왜 굳이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을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이 가게의 컨셉은 대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어서 밥을 먹고 나오는 순간까지 뭔가 개운함이 없었다. 물론 이 가게도 다시는 방문하지 않았다.


3.

앞의 두 사례가 부정적인 경험이었다면 이번엔 긍정적인 경험이다. 자주 가는 콩국수집이 있는데 어느 날 가격이 4000원으로 올랐다. 이유는 재료값 상승이었다. 원래도 저렴한 가격이었기 때문에 오른 가격도 다른 곳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라 크게 개의치 않았는데 어느 날 보니 다시 3500원으로 가격이 떨어져 있었다. 이유는 재료값 하락이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건데 이런 경우를 처음 봐서 나는 적지 않은 감동을 받았고 이 사실을 주변에 널리 알렸다. 그리고 그 가게는 더욱 내 최애 맛집이 됐다.


식당의 본질은 '맛'이다. 하지만 우리가 식당에 방문하는 이유는 꼭 그것에만 한정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식당을 운영하는 점주의 입장에서는 맛 외에도 다양한 부분에서 고객이 불편해하는 부분이 없는지를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종종 성패를 가르는 요인은 정말 사소한 것이 좌우하는 경우가 있으니까. 가령, 너무 친절하거나 너무 붙임성 좋은 사장님과 같은. (결론은 빨리 코로나 바이러스가 소강상태가 되어 외식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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