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케터 강센느 Mar 15. 2020

17. 게임을 하면서 배운 시간의 가치

일일일생각 | '시간'에 대한 단상

one day

200315

one think

'시간'에 대한 단상





최근에 적적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서 폰에 게임을 하나 받았다. 마을 주변을 탐색해서 잡다한 도구들을 수집하고 그것으로 마을을 더 발전시켜나가는 게임인데 이 게임에는 유저를 아주 안달(?) 나게 만드는 룰이 있다. 마을 주변을 탐색하러 갈 때 마을과 거리가 멀어질수록 목적지까지 도착하는 시간이 길어지는데 짧게는 10분에서 길게는 몇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이 룰 덕분에 나는 게임이 비활성화되어 있는 순간에도 게임에서 온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굴레를 쓰게 됐다.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을 계속 신경 쓰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목적지에 빠르게 도착하는 방법이 있다. 다들 예상했겠지만 이 대목에서 현금 결제를 하면 몇 시간이 걸리는 거리도 1분이면 도달해버린다. 그렇다. 이게 바로 이 게임의 BM(business model)이다. "시간을 돈으로 사는 것" 말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현실과 다를 바 없게 느껴졌다. 현실에서도 시간은 돈이다. 워낙에 이 말은 관용적으로 쓰이는 문장이어서 그러려니 흘려 넘기는 경향이 있는데, 살다 보면 돈이 부족해서 시간을 잃게 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자주 발생한다. 아래와 같은 상황들 말이다.


1) KTX를 타면 2시간이 걸리지만 버스를 타면 4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버스표의 가격은 KTX의 반값 수준이어서 버스를 탄다. (-2시간)

2) 유럽 여행을 가는데 직항은 9시간, 환승은 18시간이 걸린다. 가격은 역시나 2배 차이가 난다. 결국, 환승을 탄다. (-9시간)

3) 이사를 해야 되는데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 낮은 비용에 그나마 리뷰가 좋은 업체를 찾기 위해 발품 파는데 하루가 걸렸다. (-24시간)

4) TV를 사고 싶은데 해외직구가 저렴하다고 한다. 해외직구 방법을 알아보느라 시간을 들였다. 그리고 제품을 받는데도 국내에서 사는 것보다 일주일의 시간이 더 걸렸다. (-N시간)


이쯤 되니 부자의 기준은 '돈 때문에 시간을 낭비할 일이 없는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을 하든 고민할 필요 없이 최단 시간에 최고의 아웃풋을 만들 수 있는 선택지를 고를 수 있는 사람, '시간 > 돈'의 부등호 방향이 어느 순간에도 변하지 않는 재력을 가진 사람이 바로 찐부자가 아닐까.

작가의 이전글 16. 예전엔 몰랐지만 점점 좋아지는 것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