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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 강센느 Mar 30. 2020

넷플릭스에서 길을 잃는 시간이 길어졌다

1일1생각 #32

요즘 집콕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넷플릭스에 접속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렇다. 정확히 접속하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지 무언가를 보는 시간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그냥 휙휙 넘기다 무언가 볼만한 것이 발견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넷플릭스를 휘젓고 다닌다.



생각해보니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내가 요즘 모바일로 제일 많이 쓰는 앱들이 모두 목적지 없는 모바일 서핑의 패턴이었다. 특정한 알고리즘에 의해 정의된 나의 페르소나에 맞춰 각 플랫폼이 찔러주는 콘텐츠를, 파도에 몸 맡기듯 소비하는 형태인 것이다.


그 과정에 나의 목적의식은 철저히 배제되어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자유의지도 일정 부분 박탈된 상태로 모바일 공간을 유영한다. 물론 플랫폼에서 이탈하거나 댓글을 다는 등의 행위를 스스로 할 수 있으니 자유의지가 박탈되지 않은 상태라고 정의할 수 있겠으나 콘텐츠를 볼지 말지를 결정하기 전에 이미 플랫폼이 보여주는 콘텐츠에 노출되는 형태이니 콘텐츠를 골라서 볼 수 있는 자유의지는 박탈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수동적인 콘텐츠 소비가 계속해서 이어지면 종국에는 시간 대비 양질의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가성비가 0에 수렴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렇다 할 목적지가 없기 때문에 탐색에 90% 이상의 시간을 할애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만약 목적지 없는 모바일 서핑이 반복되고 있는 정황을 나처럼 자각하게 됐다면 우선 이 플랫폼에서 내가 무엇을 보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그에 맞춰서 피드를 정리해야 한다(팔로우하고 있는 채널). 그리고 플랫폼에 접속할 때는 팔로우하고 있는 채널의 정보를 우선으로 소비하겠다는 마음가짐 혹은 새로운 채널을 발견하고 싶다는 목적 등을 가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노력들이 쌓이면 모바일 서핑의 가성비는 올라가게 되고 탐색보다 발견의 시간이 더 길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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