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바로 그날입니다

어제도 분명 오늘과 같았습니다. 분명 내일도 같을 테죠.

by 공태중

어른들만 월요병이라 불리는 힘든 월요일을 보내는 게 아니었습니다. 이제 인생 22개월 차를 맞이한 딸도 마찬가지더군요. 이앓이까지 하고 있는지라 더욱 피곤하고 고된 하루를 보낸 귀여운 공주님이 제 품에서 주무실 즈음 저도 같이 꿈나라로 떠났습니다.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과 함께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 새벽 1시 20분. 다시 자려고 누워도 잠은 오지 않고 되려 배에서 꼬르륵 소리와 함께 허기짐만 알리고 있었습니다.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다 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나와 야식을 먹고 나니 금세 3시가 지나가고, 아... 월요일은 그렇지 못했으니 화요일부터라도 일찍 일어나서 열심히 하루를 보내려고 했는데 내일로 미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의식의 흐름을 따라 짧은 순간 머나먼 여정을 떠나 돌고 돈 후에 벌써 휴직이 5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고 나서 오늘은 물론이거니와 비슷한 경우 때마다 내일부터, 다음 주부터, 이렇게 미루다 보니 정작 휴직기간 동안에 실제로 하고자 했던 일을 한 것은 손에 꼽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물론 누군가는 그래도 날마다 책 읽고 공부하고 하루에 5~6시간만 자고 생활하는 것은 부지런한 것이 아니냐고 응원해 줄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따지면 저보다 부지런한 사람들 기준에서는 제가 그저 게으름 그 자체일 뿐입니다. 일부 사람들과 같이 똑같이 뒹굴거리고 살다가는 앞으로도 그런 사람들 주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평생 뒹굴거리는 삶을 살게 될까 봐 무서운 나머지 억지로라도 더 무엇인가를 하고자 노력하는 중입니다.


결국 새벽에 신문 기사를 읽고, 주식 종목들을 확인하고, 독서를 하고 나서야 5시 42분인 지금에 이르러 짧게나마 글을 끄적여보는 중입니다. 이 글의 작성을 완료하고 블로그에도 간단한 독서기록을 남기고 나면 저희 가족의 아침 식사를 준비할 시간이 되겠지요. 준비가 끝나면 딸이 일어날 테고, 그렇게 본격적인 하루가 시작될 것이 분명합니다.


다행히도 오늘은 조금 피곤할지언정 내일은 그만큼 더 다른 무엇인가를 할 시간이 생기게 되어 뿌듯합니다.

항상 매사 이런저런 이유를 대어 핑계와 함께 일을 미루고자 하던 20대 때와 비교하면 정말 많이 바뀐 스스로의 모습에 저조차도 신기할 따름입니다. 30대가 되어서 바뀐 걸까요. 가족을 꾸리게 되어 바뀐 걸까요.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좋은 변화임에는 분명합니다.


무려 새벽 1시 20분부터 시작한. 정말 길고 알찬 일과를 보낼 오늘 하루도 우리 가족과 제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행복하고 즐거운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바로 오늘이 제가 '오늘부터 정말 열심히 살아야지'라고 생각했던 오늘이고, 어제도 그런 오늘이었고, 내일도 그런 오늘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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