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마녀령을 떠나, 도로시를 따라서 동쪽숲을 계속 걷는다. 어느 지점에서인가 도로시가 입을 연다.
[도로시]
아아~ 정말 맛있는 홍차와 쿠키였어!
[엘레나]
그나저나 봄의 마녀령에서 시간을 너무 보낸 것 같아. 걸어서 숲을 빠져나가려면 한참은 더 가야 할 텐데.
헬렌이 준 이 스크롤, 한 번 사용해볼까?
[도로시]
좋아! 쓰지 않을 이유도 없지~
~ 봄바람이 깃든 스크롤 ~
「봄의 마녀」의 주문이 걸려 있다.
동쪽 숲에서 사용 시 ‘나리엔 마을’ 지역으로 즉시 이동.
[ > 사용 ]
역시 스크롤을 사용해서 이동하는 전개구나. 사용하지 않는 쪽을 선택할 수 있는 버튼이 없으니 다른 루트는 원천차단이다.
자유도 측면에서는 모르겠지만, 어떤 면에서는 편리한 것 같다. 아무래도 숲은 나무랑 풀 뿐이라 몬스터라든지 소재 파밍하러 다니는 용도 말고는 조금 지루한 것은 사실이니까.
스크롤을 사용하자, 지역이 바뀌면서 맵의 이름도 바뀌어 뜬다.
~ 나리엔 마을 ~
[엘레나]
순식간에 마을 중앙 광장으로 도착했네.
~ 황성으로 가자 (50%) ~
v 나리엔 마을로 이동 COMPLETE!
x 델피온 황성으로 이동
[ > 확인 ]
마을에 도착하자, 자동으로 퀘스트가 일부 수행 완료로 바뀐다.
도착한 곳은 한적한 마을의 중앙 광장이다. 소 한 마리가 우유 통을 실은 수레를 끌고 간다. 목에는 ‘뎅뎅-’ 소리를 내는 종이 달려 있다.
새들은 노래하고, 사람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는 평화로운 마을이다.
[도로시]
여기가 나리엔 마을인가 봐! 도로시, 꼭 가 보고 싶은 곳이 있는데……. 괜찮다면 가 봐도 될까?
~ 당신의 대답은? ~
> 물론이지.
그게 어디인데?
[ 확인 ]
[도로시]
우와! 그럼 당장 가 보자, 서둘러야 한다고 들었거든!
[엘레나]
도로시, 즐거워 보이네.
[도로시]
이 쪽이야! 여행책자에서 지도를 미리 봐뒀어.
~ 도로시의 여행책자? (0%) ~
새로운 퀘스트 발생!
도로시를 따라가 보자. 어쩌면 좋은 일이 생길 지도?
[ > 수락 ]
이번에도 퀘스트가 자동으로 열린다. 이로써 두 개의 퀘스트가 동시 진행중이다. 델피온 황성으로 가는 퀘스트는 좀 굵직한 것 같고, 도로시를 따라가라는 퀘스트는 금방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이야 한 개씩 받아서 차근차근 밀고 있지만, 나중에 수락한 퀘스트가 많아지면 한 번씩 진척도를 점검해봐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퀘스트들이 하나같이 ‘수락’ 버튼만 있고 ‘거절’이라든가 ‘취소’ 버튼은 없다. 메인 퀘스트들이라 수락할 수밖에 없는 걸까?
[도로시]
여기야!
신나게 뛰어가던 도로시가 어느 가게 앞에 멈춰선다. 유리창 너머로 가게 내부가 보인다. 케이크와 빵이 보기 좋게 진열되어 있다.
[도로시]
어서 들어가자!
도로시가 먼저 가게로 들어간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본다.
~ 마담 파운드의 베이커리 ~
베이커리로 들어서자 문에 달린 종이 “짤랑” 소리를 낸다.
[엘레나]
도로시가 가고 싶다던 곳이 베이커리였구나? 갓 구운 고소한 빵 냄새랑, 달콤한 과일잼, 게다가 신선한 크림 냄새까지…….
[도로시]
후훗, 굉장하지?
그런데 엘레나, 저기 방금 카운터로 나온 분 있잖아?
[엘레나]
응.
[도로시]
저 분이 유명한 ‘마담 파운드’래. “그녀의 손을 거친 치즈 케이크는 가히 동대륙 정상급이다!” 가이드북에서 읽었어. 원래 나리엔 마을이 목축업으로 유명해서, 신선한 우유로 만든 치즈 케이크가 특산품이기도 하고 말이야.
그런데 보통은 줄을 엄청 서야 한다더니, 오늘은 왜 이리 사람이 없지? ‘마담 파운드’도 어쩐지 분주해 보이고…….
그 때, 다시 “짤랑” 소리를 내며 문이 열린다.
[???]
파운드 아주머니!
[파운드]
응? 피터, 이 시간에 웬일이니? 축제 준비해야 한다지 않았어?
[??? / 피터]
가장 중요한 일을 빠뜨릴 수 없죠! 자, 여기 말씀하셨던 케이크 장식대예요.
[파운드]
케이크 장식대?
[피터]
네! 자, 여기요. 저는 이제 촌장님께 가 봐야 해서요. 이따 축제 때 봬요, 아주머니!
뭔가가 담긴 상자를 건넨 채, ‘피터’라는 소년은 금새 가게 밖으로 사라진다.
[파운드]
어머나, 내 정신 좀 봐! 이번에 3단 치즈 케이크를 만들기로 했었지! 마카롱에 정신이 팔려서 깜빡 잊고 있었어.
치즈 케이크 위에 올릴 콩포트도 만들어야 하는데, 과일은 마카롱에 다 써버렸는걸…….
아? 손님들이 계셨네요?! 미안해요, 내가 오늘 정신이 없어요.
[도로시]
혹시 오늘은 그럼……. 치즈 케이크를 팔지 않으시나요?
[파운드]
음, 팔지 않지요.
[도로시]
그런가요…….
[파운드]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축제 때 치즈 케이크를 먹을 수 있거든요! 오늘은 즐기기만 하면 돼요.
[도로시]
정말요!?
[파운드]
다만 과일이 없어서, 아쉽지만 오늘은 콩포트 없이 만들어야겠어요…….
[도로시]
아니에요, 치즈 케이크에 과일 콩포트는 꼭 있어야 해요……! 혹시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을까요?
[엘레나]
저기, 내 의견은……?
~ 달콤한 과일 냄새 (0%) ~
새로운 퀘스트 발생!
파운드 아주머니에게 과일을 가져다 드리자. (수행지역 : 나리엔 마을 과수원)
x 체리 3 바구니 (0/3)
x 블루베리 3 바구니 (0/3)
x 마담 파운드에게 과일 전달
[ > 수락 ]
[파운드]
정말 과수원에 다녀와줄 수 있나요?
[도로시]
그럼요!
[파운드]
고마워요! 그럼 그 동안 나는 케이크를 좀 구워놓을 수 있겠어요.
참고로 나리엔 과수원은 남쪽에 있어요. 그리고 과수원 전체가 마을 소유니까, 마음껏 축제용 과일을 따면서 산책하고 와도 좋아요.
이번에도 퀘스트는 거절 버튼이 없다. 과일 채집이라니 조금 번거로워 보이기는 하는데.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마담 파운드의 말처럼 산책이나 한다는 생각으로 다녀와야겠다.
과수원은 나리엔 마을 남쪽이라고 했던가? 지도가 없어서 조금 주먹구구 같은 느낌은 있지만, 그래도 화면 구석에 나침반이 나와 있다.
나침반을 참고 삼아서 남쪽으로 가다 보니 과수원으로 보이는 과일 나무 밭이 보인다.
~ 나리엔 과수원 ~
[엘레나]
와아, 과일 냄새가 벌써부터 향긋한걸?
[도로시]
나리엔 마을은 목축업이 유명하다더니. 이렇게 평야가 넓으니까 소든 과일이든 모두 잘 자라는구나!
자, 이제 시작해 볼까?
[엘레나]
도로시, 잠깐만.
과수원이 넓으니까, 둘이 과일을 한 종류씩 맡아서 따는 게 좋겠어.
[도로시]
우와, 엘레나 방금……
[엘레나]
응?
[도로시]
……되게 길드 마스터 같았어! 리더쉽이랄까? 아니면, 카리스마?!
[엘레나]
풉, 무슨 이런 걸로. 그럼 도로시는 어느 쪽을 맡는 게 좋을까?
~ [도로시]에게 어떤 임무를 배정하겠습니까? ~
> 체리 3 바구니 (0/3)
블루베리 3 바구니 (0/3)
[ 확인 ]
길드원이랑 분담해서 과일을 채집하는 형식이구나? 혼자 파밍만 하다 보면 종종 시간만 축내는 것 같아서 현타가 오곤 했는데, 이런 방식이라면 꽤 괜찮은 것 같다. 우선은 소요되는 시간부터가 다르니까.
[도로시]
좋아, 그럼 나는 저 쪽을 맡을게!
도로시가 저편의 과일나무들로 멀어지고, 분주하게 나무 사이를 오가기 시작한다.
그럼 내게 남은 건 블루베리니까, 어디 보자. 생김새가 다른 나무들에 번갈아서 가까이 가 보니, ‘블루베리’, ‘체리’ 하는 식으로 열매 이름이 상호작용 버튼으로 뜬다. 블루베리가 뜨는 나무에는 짙은 파란색 열매들이 달려 있다. 이거구나. 세 바구니 담으면 된댔지?
그런데 세 바구니 넘게 따면 안 되나? 그리고 블루베리랑 체리 말고 다른 것도 이 참에 많이 쟁여 놓으면 언젠가 쓸 일이 있을 것 같은데. 혹시 모르니까 좀 챙겨놔야겠다.
이런 게임을 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이게 현실이었다면 아마 과수원에서 서리 급으로 쟁여가는 이런 외부인은 잡혀갔을 게 분명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또 나도 모르게 파밍을 하고 있자니, 얼마 지나지 않아 활기찬 목소리가 들려온다.
[도로시]
이얏차! 완성이야♡
~ 달콤한 과일 냄새 (66%) ~
파운드 아주머니에게 과일을 가져다 드리자. (수행지역 : 나리엔 마을 과수원)
v 체리 3 바구니 (0/3) COMPLETE!
v 블루베리 3 바구니 (0/3) COMPLETE!
x 마담 파운드에게 과일 전달
[ > 확인 ]
[도로시]
어? 엘레나, 저기 하늘 좀 봐!
[엘레나]
드래곤이잖아?
웬 붉은 드래곤 한 마리가 하늘을 날고 있다. 그 뒤로는 검은 악령들이 바짝 추격 중이다.
드래곤이 이따금 뒤돌아서 화염을 토해낸다. 불이 붙은 악령들이 혼비백산 흩어지는가 싶더니, 다시 전열을 갖춰서 끈질기게 따라 붙는다. 기분 나쁜 무언가를 손에서 뿜어내며 드래곤을 공격한다.
안개 같기도 하고, 나방 날개의 부스러기 같기도 한 검은 ‘그것’이 목표물에 닿을 때마다, 드래곤의 신체 일부가 까맣게 변하며 건조하게 갈라진다.
[도로시]
어…… 어쩌지? 저대로면 죽고 말 거야.
[엘레나]
나는 힐러라서 원거리 공격은 못하는데…….
혹시 도로시가 화염 공격으로 드래곤을 도와줄 수 없을까?
[도로시]
붉은 비늘을 가지고 있으니, 저건 아마 ‘불의 드래곤’일 거야. 드래곤도 막아내지 못할 정도라면 내 화염 공격으로는 역부족일 게 분명해…….
그 때, 드래곤이 마지막 화염을 길게 토해낸다. 공격을 받은 검은 악령들이 한 마리만을 남기고 모두 불에 타버린다.
드래곤의 무장이 해제되고 인간형으로 변한 드래곤이 나타난다. 힘없이 추락하는 드래곤의 뒤를 마지막 남은 악령이 잽싸게 쫓아간다.
[도로시]
헉, 어떡해! 저러다가는 잡히고 말겠어.
[엘레나]
있잖아, 도로시. 혹시 바람 속성 마법도 쓸 줄 알아?
[도로시]
화…… 화염 마법사라면 기본적인 바람 계열은 누구나……
[엘레나]
바람을 일으켜서, 나를 저 드래곤에게 보내 줘.
[도로시]
뭐?
[엘레나]
빨리. 시간이 없어!
도로시는 조금 망설이더니, 눈을 질끈 감는다.
[도로시]
‘바람’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일어나라, ‘격풍’!
도로시가 지팡이를 휘두르자 거센 바람이 일며 몸이 공중으로 붕 뜬다.
그 기세로 곧장 드래곤에게 향한다. 그런데 그 때.
[엘레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