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가 먼저 밥 먹자고 하면 내심 기쁘다.
만나서 뭘 먹을지, 무슨 이야기를 할 지는 제쳐두고, 일단 기분이 밝아진다. 인간관계는 한 쪽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데, 후배 입장에서는 선배한테 먼저 손을 내밀기에는 고민이 좀 생긴다.
‘친하지도 않은데 다짜고짜 밥 사달라고 하는 후배로 생각하시면 어쩌지?’
‘밥 먹을 때 내가 노잼 얘기나 하고 허튼소리(?)를 내뱉으면 어떡하지?’
‘오히려 역효과 나서 더 서먹해지는 거 아니야?’
그래서 먼저 손을 내밀어 주시는 선배가 있으면 되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막상 만나면 시시콜콜하게 일상 사는 이야기나 ‘회사 누구가 저기 어디 누구랑 동기라더라’ 하는 평범한 이야기를 하지만, 어쨌든 그 시간과 마음이 좋은 인상으로 남는다.
그런데 막상 또 내가 후배한테 “밥 먹자!”라고 이야기하려면 망설여진다.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지 않을까?’
‘만나서 재미있게 나눌 만한 화제가 없으면 어쩌지?’
‘밥 먹자고 할 만큼 내가 평소에 살갑게 지냈던가?’
이렇게나 생각이 많은 나는 역시 소심쟁이인 걸까?아, 아무튼 결론은, 밥 사주는 선배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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