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보면 정말 특이한 사람들이 있다.
보통은 집에 가면 넷플릭스나 SNS를 보면서 뒹굴거리는 게 퇴근 후의 일상인 것 같다. 그런데 간혹가다 이른바 ‘취미 부자’를 마주할 때가 있다.
그런 취미 부자 한 명과 점심을 먹은 날이었다.
“화분 하나 사려는데, 점심 먹고 꽃집 들렀다 가도 돼?”
“어? 응, 물론이지. 나도 꽃 구경해야겠다.”
그러더니 동료는 쿨하게 화분을 하나 사 들고 회사 주위를 빙빙 돌며 걸었다.
“원래 집에 식물을 키웠었어?”
“아니. 선물 들어온 것 빼고는 그다지. 고양이가 잎사귀를 마구 씹어 놓더라구.”
“그래도 선물 받은 식물은 다 살리는구나. 나는 다육이는 하늘나라로 여럿 보내고, 스킨답서스를 유일하게 성공했었는데.”
“스킨답서스는 키우기 쉬워?”
"응, 수경재배인 데다 꺾꽂이도 거뜬하거든. 그런데 성장 속도가 너무 빨라서 온 집안이 덩굴로 덮일 지경이 되는 바람에 포기했어. 이전에는 다이소 딸기 재배 키트도 심어봤는데, 진짜 딸기 잎 모양의 애기 잎이 달려서 너무 귀여웠어.”
여기에 나는 봉숭아를 씨앗부터 시작해서 열매 맺고 씨를 다시 수확한 에피소드도 덧붙였다. 그랬더니 상대 쪽에서는 나의 소소한 재배 경험담과는 비교도 안 되는 취미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하프 마라톤에 도전한다거나, 낚시를 나간다거나 하는 액티브한 취미들. 나는 예전에 딱 한 번 친구 따라 러닝 이벤트에 참가한 적이 있을 뿐이었다. 설렁설렁 걷다 뛰다 할 뿐이었는데도 저질 체력으로 헉헉댔다. 새벽같이 배를 타고 어디 낚시 가 본 적은 한 번도 없었고 말이다. 심지어 그는 노량진에서 생선 통살을 사 와다가 사시미칼로 회를 뜨기도 한단다.
“진짜 부지런하다…….”
“어? 난 스스로 좀 게으른 편이라고 생각하는데.”저기요? 진짜 게으른 게 뭔지 모르시는군요? 하는 일의 가짓수 자체가 많은데, 그럼 이미 부지런한 셈이라구…….
[ 신간안내 ]
수필집 『돌고 돌아 돈까스』로 출간되었습니다.
글의 여운을 책으로 이어보세요.
https://brunch.co.kr/@senses/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