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라는 이름의 일기장

by 구의동 에밀리

“사무실이 왜 이렇게 조용하죠?”

“그러게요. 다들 회의 가셨나 봐요.”

“불안하네요.”

“아이스크림이나 드시러 가시죠.”

걱정을 떨치기 위해(?) 폴바셋으로 향했다. 지난번에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을 먹어봤으니까 이번에는 피스타치오+밀크 혼합으로 결정!

“그런데 반반이라더니 너무 허옇네요?”

“저도 그 생각 하고 있었어요.”

그래도 맛있었다. 피스타치오 향이 너무 강한가 싶어지면 곧장 밀크 아이스크림이 밸런스를 잡아 주었다.

“그나저나 저 요즘 프로님 인스타 잘 보고 있어요.”

앗, 그것은 바로 나의 에세이 시리즈……? 얼마 전에 옆 부서 동료분이 해시태그 이름을 잘못 부르셨던, 바로 그 시리즈물? 잘못 불렸는데도 ‘독자분이셨어!’라고 내심 기뻤던 바로 그 연재작?

“뭐랄까, 나이 들수록 점점 내면의 이야기를 안 올리게 된달까요? 예전에는 한 문단일지언정 썼었거든요. SNS의 형태 자체가 단문이나 사진 한 두 장 위주로 바뀐 것도 영향이 있겠지만.”

“그러게요. 요즘 사람들은 인스타도 스토리만 올리잖아요.”

“저도 휘발성으로 올리거나 사진만 올리는 것 같아요.”

맞는 이야기였다. 요즘에는 인기 있는 계정들도 글이 아니라 자기 집 개나 고양이 사진, 먹은 음식 사진 위주로 많이들 올린다. 페이스북이나 싸이월드(너무 오래됐나?)처럼 글을 올리던 시대는 어디로 간 걸까?

“그러고 보면 학생 때는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궁금하고, 그래서 이런저런 감정도 들고 했는데. 어른 되니까 점점 무뎌지나 싶기도 해요. 학교가 아니라 회사에 다니니 괜히 남들이 보고 ‘얘 요즘 힘든가?’ 하고 걱정 끼칠까 봐 염려도 되고요.”

예전에 어떤 아나운서분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본인은 원래 SNS를 안 했는데, 음식 사진을 올리다 보니 그게 나중에 일기처럼 되더라는 이야기였다. 그때 무슨 음식을 누구와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는지 기록이 남아서 좋다고 했다. 이 에세이 시리즈는 나중에 어떤 기억들의 모음이 되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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