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주문

by 구의동 에밀리

아침마다 요가를 하는데, 최근에 굉장한 마법의 주문을 발견했다.

요가라고 해 봤자 15분짜리 스트레칭 겸으로 하는 간단한 몸풀기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에도 잡생각이 자꾸만 머릿속을 파고든다.

‘이따가 회사 가면 뭐부터 해야 하지?’

‘어제 이러이러한 말을 들었는데. 무슨 뜻이었을까?’

‘내가 사람들한테 잘못한 건 없었나?’

요가는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들었는데, 이런 식이면 곤란했다. 내 몸에 온전히 신경을 씀으로써 효과를 보기는커녕, 잡념만 밀려 들어와서 동작이 계속 흐트러졌다.

예전에 들었던 요가나 명상 수업들에서는 이럴 때 스스로에게 이렇게 되뇌라고 선생님들이 입을 모아 말씀하셨다.

“머릿속에 밀려드는 생각들을 바라봅니다. 어떠한 생각이 들면, 그 생각을 밀어내려고 애쓰지 마세요. 그저 바라보면서, ‘아 이런 생각이 있구나’ 하고 흘려보내세요.”

하지만 내 수양이 부족한 탓인지 이 방법은 그다지 효험이 없었다. 무슨 유튜브 스트리밍처럼, 흘려보내면 흘려보내는 만큼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잇고 콸콸 흘러들어왔다.

그러던 중에 마법의 주문을 찾았다. 바로 “그러든지……”라는 네 글자였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었다.

‘누가 나한테 이렇게 얘기했었는데. 몹시 거슬리는 말이었어. 나를 깎아내리는 기분이 들었거든. 하지만 뭐, 그러든지……. 얼간이의 헛소리 따위 알 게 뭐람.’

‘어제 이러이러한 일은 제대로 끝마치지 못하고 퇴근했는데. 이따 출근하면 급선무로 해결해야겠지? 그럼 뭐부터 어떻게 해야 한담? 에이, 모르겠다. 그러든지……. 아무튼 지금은 요가를 해야지.’

마법의 주문치고는 대책 없어 보이지만, ‘생각을 흘려보내세요’보다는 훨씬 즉각적인 효과가 있었다. 게다가 가만히 보면 밑도 끝도 없이 무책임한 방법도 아니었다. 타인의 말에는 크게 동요하지 않고, 회사 일은 회사 가서 고민하고, 지금은 지금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런다고 해서 남의 말을 늘 귓등으로 듣는다거나,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을 것도 아니니, 이것이야말로 현재에 집중할 방법이었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을 제외한 다른 요소들을 머릿속에서 비워냄으로써 홀가분하고 건강한 기분이 들었다.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니, 앞으로도 종종 마법의 주문을 조용히 되뇌어야겠다. “그러든지…….”



[ 신간안내 ]

수필집 『돌고 돌아 돈까스』로 출간되었습니다.

글의 여운을 책으로 이어보세요.

https://brunch.co.kr/@senses/345


keyword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15화한 방이 있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