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의동 에밀리 Oct 16. 2024

돌아다니는 주말

37주 6일

자연진통을 유도하기 위해서 걸어다녀야 한다는 말을 듣고, 목요일 병원 방문 이후로 뽈뽈 다녀봤다. 

드디어 마음껏 돌아다니게 된, 37주차의 기록을 남겨본다.


# 동네 카페 들르기

집 근처 카페에서 케이크와 커피를 즐겼다. 보늬밤 치즈 케이크와 따뜻한 커피! 커피는 너무 오랜만에 마셨는데, 디카페인이 없어서 진짜 홀짝만 거리고 왔다.


# 요가

집에서는 틈틈이 요가를 했다. 낮이 아니면 아직 날씨기 추워서 밖에 나가기도 어렵고, 골목길은 위험하기도 해서 집에 있을 시간이 많았다. 어떻게든 움직여야겠다는 생각과 스트레칭을 해둬야 다리며 골반뼈가 부드러워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요가를 했다.


# 생선구이집

밥 먹을 때라도 몸을 움직여서 밖으로 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저녁에 외식을 했다. 그래봤자 집 근처 생선구이집이었지만, 그래도 몸에 부담도 없고 담백하고 맛있는 식사로 저녁을 먹었다.


# 프렌치토스트

주말 아침에는 남편에게 프렌치토스트를 해주었다. 물론 나도 같이 먹었으니, 겸사겸사랄까? 약간 계란빵처럼 됐는데, 이번에는 타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완전 간단해서 이것도 요리라고 할 수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이게 얼마만의 요리인고?


# 근교 카페

구리에 있는 ‘카페비니’ 아치울점으로 놀러갔다. 차 타고 20분 정도밖에 안 되는 거리였는데, 이 정도도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조수석에 앉았더니 부른 배가 접히고, 조금만 덜컹여도 으어억 소리가 절로 났다. 그렇지만 근교 카페에 가는 게 정말 오랜만이었다. 뒤뚱거리면서 빵과 자리를 골랐다.


# 산책

카페를 들른 다음에는 근처의 아치울 마을을 산책했다. 완만한 경사라서 산책하기 좋았다. 산에 인접한 조용한 동네였다. 그런데 이렇게 열심히 움직였어도 하루 5천 걸음을 겨우 넘겼다. 출퇴근할 때는 기본이 7천이었는데. 하지만 천천히 걸으면서 햇볕도 쬐는 산책이 기분 좋았다. 출퇴근이랑은 비교할 수가 없지.


# 망향비빔국수

아무리 지점이 여기저기 생겼다지만, 왠지 구리에 왔더니 머릿속에 ‘>>>망향비빔국수<<<’라는 이미지가 계속 맴돌아서 어쩔 수 없이 점심은 비빔국수를 먹었다.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더 맛있었다! 새콤하고 달콤하고 고소했다. 갈비만두와 고기만두도 맛있었다.


# 텐동

일요일에는 점심에 왠지 텐동을 먹고 싶었다. 피자 파스타는 며칠 전에 먹었고, 회는 배탈 날 것 같고, 중국 음식은 너무 기름질 것 같았다. 텐동은 성수동 온센을 가서 먹었는데, 예전에 왔을 때보다 덜 느끼하고 맛있어진 기분이었다. 당고도 시켜서 남편이랑 나눠 먹었다.


# 아인슈페너

텐동 다음에는 업사이드 커피에서 디카페인 커피를 한 잔 마셨다. 달콤한 맛! 임신 전에 주말 원데이 클래스로 요가를 하러 오면 혼자서 점심과 커피로 이어지는 코스를 밟았는데, 그 때 생각이 모락모락 났다. 그나저나 여기에도 온센처럼 젊은이(?)들이 많이 찾아왔다. 아니, 나도 아직 30대 초반인데 ‘젊은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다니. 아무튼 성수동에 오면 활기차고 힙한 기운을 받아가는 것 같다. 카페의 마스코트 캐릭터는 수달인 줄 알았는데 미어캣이었다.


# 베이킹

블로그 이웃 분들 중에 베이킹 하시는 분들이 가끔 있는데, 눕눕 생활을 하면서 ‘나도 한 번?’ 하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하리오’ 하는 생각과, ‘오후에는 비 와서 나가지도 못하는데 베이킹으로 몸을 움직여볼까’ 하는 생각에 마들렌 재료를 마트에서 사다가 굽기 시작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예전에 사 둔 틀이 마들렌이 아니라 휘낭시에 틀이어서 결국에는 휘낭시에 모양의 마들렌을 구웠다. 하지만 마들렌이 더 초보자용에 적합하다는 얘기를 듣고는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그럴싸하게 완성된데다 맛도 먹을만해서 기뻤다.


그리고 글을 쓰는 지금은 밤 9시. 

8시쯤에 밥을 먹었는데, 배는 뭉쳐도 복부와 허리 통증은 없어서 일단 저녁을 먹었다. 배뭉침만으로 가진통을 의심해서 금식을 시작한다면, 나는 지난 한 달 동안 아무것도 못 먹었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배가 계속 뭉친다. 뭘까. 오늘이 고비인가? 내일? 아니면 화요일? 언제가 되든 괜찮으니, 건강하게만 태어나주렴 루나야.

이전 23화 이제 걸어다니시면 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