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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원 Sep 21. 2022

서울 집값이 싸게 느껴진 날 - 밴쿠버 방 구하기

캐나다 밴쿠버 워킹홀리데이 6일 차

 돼지고기 등심 300g 정도를 4불 정도에 사왔다. 확실히 한국보다 저렴하다. 김치도 함께 사와서 밥과 함께 먹으니 집밥이 따로 없었다. 지난 번 스테이크 하우스 이후로 처음 먹는 고기. 점점 밥을 어떻게 먹어야할 지 감이 잡히고 있다. 


 며칠 전 미트업에서 만난 백인 캐내디언은 내 번호를 가져갔다. 그래놓고 자기 번호는 주지 않았는데, 오늘 아침에 연락이 왔다.


"안녕, 나 그 때 런던 펍에서 본 엘리야. 너 여기 처음인 거 알아. 혹시 이 곳을 가이드해 줄 친구가 가끔 필요하면 말해. 아무도 모르는 도시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건 항상 좋으니까!"


"신경써줘서 고마워! 나도 친구 만드는거 좋아해.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할게. 너가 원할 때 연락해도 되고. 좋은 주말 보내!"


"그리고 너가 Western woman to date 를 찾고 있는거 알아. 다음에 저녁에 같이 바 가면 내가 너의 Wingman (오작교...?)가 되어서 여자들을 소개해줄 수 있어. 재밌을거야. 너도 좋은 주말 보내!" (사진 속 내용)


 내가 그 날 한국에 언제 돌아가냐는 말에 장난삼아 "나 여기 여자 만나서 결혼해서 안돌아갈거야~"라고 했는데 그걸 기억하곤 저렇게 말했다. 이렇게 연락해주니 고마울 따름.


 영어로 대화하는 건 늘 어렵다. 한국에선 영어 사용에 자신이 있었지만 현지에 오니까 주눅 드는 느낌이 꽤나 든다. 상대의 뜻을 알아듣고 내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전달할 수는 있으나 재밌게 말하질 못한다. 자신감이 없으니 재미가 없고, 재미가 없으니 자신감이 떨어지는 악순환이다. 그래서일까? 저렇게 연락이 와서 놀자고 해도 선뜻 나가지 못하겠다. 그래도 이겨내야겠지. 철판깔고 영어 배워야겠지.


 이 날은 하루종일 집에 앉아 집만 찾아봤다. 한국에서처럼, 집 문제가 한번 생활에 들어오면 끝나기 전까진 골머리가 아프다. 더욱이 나는 타국에 있기 때문에 마음이 불안정하고 급하다. 얼른 집이 구해지길 바라면서 아래에 집 구할만한 사이트를 적어보겠다.



밴쿠버에서 집구하기


1. 우밴유

 밴쿠버는 정말 다양한 인종이 모여서 사는 도시다. 그렇다보니 당연히 한국인도 많다. 2001년에 유학생 커뮤니티로 시작한 우밴유는 밴쿠버 최대의 한인 커뮤니티다. 아무래도 해외 나가면 같은 나라 사람을 찾게 되는건 사람의 본성 아닐까. 여기서 집을 구하면 아무래도 언어적으로 쉽다. 또, 들리는 소문으로는 외국인들과 룸쉐어할 때 된장찌개 끓여먹으면 룸메이트들이 거품을 문다고 하더라. 그럴 일 없는 한국인 룸메이트 구하기도 쉽고 각종 정보도 얻을 수 있으니 북마크 해놓자.


2. 밴조선

 조선일보는 밴쿠버에 지사를 가지고 있다. 이름하야 '밴조선'. 밴쿠버 소식을 한국어로 접할 수 있어서 좋다. 이 사이트의 장터 페이지에선 기본적인 중고 거래부터 중고차, 구인구직, 우리가 집중할 렌트/홈스테이도 찾아볼 수 있다. 우밴유보단 나이대가 높게 형성되어 있어 룸메이트를 구하기 보단, 직접 룸을 렌트하는 글들이 많다. 한인타운이 위치한 코퀴틀람 매물들이 많이 나오는 편이다.


3. kijiji

 캐나다의 중고거래 사이트다. 처음엔 당근마켓처럼 단순 중고거래로 시작해서 점점 온갖 물품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젠 집도 거래한다. 


4. Craigslist

 전통 깊은 홍보 사이트 Craigslist 다. 낡고 오래된 UI 가 눈에 띄지만 그만큼 직관적이다. 전세계에서 홍보 글들이 올라온다. 주거에 국한되지 않으니 이것저것 찾아보기 좋다. 서울 집들도 올라오니 심심하면 한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Kijiji 보다 이 곳에 매물이 더 많이 올라온다.


5. Vansky

 앞서 말했지만, 밴쿠버엔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도시다. 그 중에서도 캐내디언을 제외하면 중국인이 가장 많다. Vansky는 밴쿠버 내 중국인들의 커뮤니티다. 크롬의 번역기능으로 매물을 찾아보면 된다. 사람이 많다보니 매물도 많이 올라오고, 값이 싼 경우도 많다. 하지만 아쉽게도 룸렌트는 5개 중 1개 꼴이며, 집을 째로 내놓는 경우가 많다. 만약 캐나다에서 오래 살 생각이라면 이런 집을 싸게 구해서 Sublent를 주면 주거비를 많이 아낄 수 있다. 더하여, 중국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인 Richmond 의 집들이 많이 나온다.



 밴쿠버는 북미에서 평균 집값이 비싼 곳이다(출처). 그에 비해 평균 소득도 다른 도시들에 비해 낮다. 그런데 또 세금은 높아! 심지어 코로나가 끝나고 못 갚은 모기지를 갚기 위해 집주인들이 월세를 많이 올린 상태다. 코로나 이후로 서브렌트 돌리던 사람들이 많이 사라져 방도 잘 없다. 뉴스에선 이 상황이 지금 거품이며, 정점이라는데 막상 매물은 안올라온다. 최악인거지. 세계에서 지금 경제 좋은 곳이 어딨냐고 하겠냐만은...


 그렇다보니 거실 쉐어는 물론, 옷장 또는 창고에 침대를 놓아 세를 주는 덴(Den), 베란다에 세를 주는 솔라(Solar)까지 있다. 위치마다 다르지만 덴도 600불(63만원)은 줘야한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왜 여기서 사냐고? 온 지 6일 밖에 되지 않아서 그런가 나도 잘 모르겠다. 날씨 좋고 여유 넘치긴 하는데... 우선 더 살아봐야 알겠다. 그러니 제발 좋은 매물이 나에게 왔으면!!! 밴쿠버 맛이라도 보게 해줘... 이러다 캘거리나 토론토로 도망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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