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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원 Sep 23. 2022

어떻게 노을 하나로 글로벌 명소가 될 수 있냐고

캐나다 밴쿠버 워킹홀리데이 7일 차

     어제 아침에 사 온 시리얼과 우유를 먹었다. 시리얼은 400g에 하이-프로틴이 특징인 켈로그 제품으로, 6불 정도 하였고 우유는 2리터 정도에 3불 정도 하였다. T&T에선 시리얼이 비주류라 그런지 가격이 조금 비싼 느낌이 있었다. 우유는 한국보다 저렴하게 느껴졌다. 이러면 안되는데, 모든걸 한국 가격으로 비교하게 되니까 자꾸 소비에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 시리얼을 먹는데 다른 분들이 김치찌개를 끓여 드셨다. 냄새를 맡으니 정말 눈이 뒤집어질 것 같아서 점심으로 김치찌개를 사와서 먹었다. 어제 먹고 남은 목살을 구워서 넣었다. 비비고 김치찌개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밥 두 공기 정도는 뚝딱할 수 있는 맛이었다. 오른쪽엔 함께 지내는 형이 먹은 스시다. 정말 많은 걸 가르쳐주셔서 사드렸는데, 그마저도 함께 먹자고 해주셨다.


 매일 복싱과 웨이트를 병행하다가 한순간에 루틴이 끊기니 몸이 굉장히 답답했다. 숙소에 박혀 집 문제에 스트레스까지 받는데다 해소도 어려우니 더욱 배기기가 힘겨웠다.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 스탠리 파크 (Stanley Park)를 뛰기로 했다. 입구부터 잉글리시베이까지 뛰면 9km 정도 되니 딱 적당하다 싶었다.


 City Centre 역에 내려 환승하러 가고 있는데 밴쿠버 아트 갤러리 앞에서 시위하는 모습이 보였다. 무슨 일인가 싶어 피켓을 유심히 봤다. 이란 여성이 이란 경찰에게 무고하게 폭행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그것도 이란 내에서. 이걸 왜 다른 나라에 와서 시위하고 있는지 의아했다.


 스탠리 파크 입구의 경관. 수상기와 요트가 돌아다녔다. 이때부터 뛰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올 때 형이 생일선물로 사준 아디다스 독일군 스니커즈를 신고 왔는데, 생각보다 발이 너무 아팠다. 쿠션감이 하나도 없어서 였다. 독일군은 어떻게 이런 신발은 신고 뛰어 다녔을까. 그래도 5km를 달려 Lion Gate Bridge 에 도착하긴 했다.


 캐나다의 유명 관광지인 잉글리시 베이는 노을로 유명하다. 정면에서 바다 넘어로 지기 때문인데, 스탠리 파크의 마지막 4km 정도도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위 영상을 찍고서 5초 정도 감탄했다. 그리곤 너무 눈 부셔 1시간 정도는 고개를 푹 숙이고 걸을 수 밖에 없었다. 선글라스가 그렇게 부러워 보였던 때가 없다. 혹시 몰라 선크림을 사서 바른 나를 칭찬했다.


아무 생각 없이 러닝을 하러 왔다가 문득 로카티를 입고 왔다는 걸 자각했다. 어쩐지 지나가는 사람들이 "코리아!"라고 말하거나, 자기들끼리 North인지 South인지 얘기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무슨 노을 지는거 하나 가지고 세계적으로 유명한가 했는데 그럴만 했다. 보정 하나 없이 오래된 폰 카메라로 이정도의 사진이 담기는게 말이 안된다. 사진이 이런데, 눈으로 담은건 얼마나 아름답겠는가.


 다만 개인적으로 캐나다에 아쉬운 점은 랜드마크들이 한결같이 자연이라는 것이다. 나는 오래된 곳들을 좋아한다. 일본의 신사나 정원, 유럽의 성당 같은 곳들. 아니면 뭔가 색다르거나 체험하고 즐기는 것도 좋아하는데 여긴 액티비티 빼면 정말 자연 뿐이다. 나라 자체에서 콘텐츠 개발을 따로 하지 않는 것 같다.


 도미토리에서 함께 지내고 있는 동생이 자기 안 쓴다며 모자를 줬다. 명환민수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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