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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원 Sep 28. 2022

집이 있긴 있구나

캐나다 밴쿠버 워킹홀리데이 10일 차

 한국이든 여기든 사실 집을 구하긴 쉽다. 좋은 집을 구하기 어려워서 그렇지. 여기서 좋은 집이란 위 표의 굴레에서 벗어나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집을 말한다.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사람, 잠만 자는 사람, 화장실이 좋아야하는 사람, 교통이 좋아야하는 사람... 좋아하는게 다 다르니까. 거기에 돈이라는 매개변수까지 포함되면 머리가 아파지는 것이다.


 오늘 다녀온 곳은 밴쿠버 다운타운까지 버스-지하철 또는 버스-버스 환승으로 40~50분 정도 소요되는 곳이었다. 하지만 월에 유틸리티 포함 600불이라는 기적의 가격과 방 크기를 보여주었다. 한국인과 둘이 쉐어하고 방도 넓었지만 세 놓으신 분이 거실에 산다는 점이 조금 그랬다. 동네의 느낌이나 환승 환경도 그리 좋지 않았다. 하지만 나머지 조건들은 만족스러웠고 무엇보다 600불은 무시할 수가 없었다. 그러니 사람들이 뷰잉에 몰려들었다. 쉐어 주체가 사람들을 골라 뽑는 상황이 왔다. 일단 기다려야했다.


  뷰잉을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전단지를 봤다. 어디 옷장에 조용히 숨어있던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로 본 집은 대저택 같았다. 밤 되면 귀신 나올 것 같은...? 내부가 너무 넓어서 방에 사람이 있는지도 알 수 없었던 그런 집이었다. 세입자를 모두 구할 경우 총 8명이 지내는 집. 방 가격은 저렴했지만 샤워실을 총 5명이서 쉐어해야했다. 심지어 제일 큰 문제는 식료품점이 버스 타고 가야하는 거리에 있었다는 것이다. 혼자 지내는데 음식을 쌓아놓을 수도 없고... 다운타운까지 환승도 해야하고... 메리트가 없어 포기했다.


 이 동네엔 큰 주택들이 많이 있었는데, 한결같이 울타리가 큰 나무들(?)이었다. 게임에서나 보던 그런 곳들... 저렇게 깔끔하게 정리하고 살려면 돈이 얼마나 있어야하는 걸까?


 버스에서 아파트 공사 현장을 보았다. 목조주택이었다. 예전에 본 위 영상이 떠올랐다. 서양인데 왜 돌로 안짓지? 밴쿠버도 한국처럼 11월부터 4월까지 집중 호우 기간을 맞이하기 때문인가? 했는데 알아보니 그냥 돈 때문이었다... 나무가 싸고 많다고 한다. 나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쩐지 집 광고를 찾아보면 시멘트로 지었다고 자랑하기도 하더라.


 첫 뷰잉을 끝내고 뿌듯함에 마감세일로 소고기를 사왔다. 340g 정도 됐던 것 같은데 5달러에 살 수 있었다. 고기가 확실히 싸긴 싸다. 외식을 하면 오히려 야채가 많이 들어간 음식들이 비싸게 느껴질 정도. 그럼에도 휴식은 잠시, 그냥 밥 먹으면서 부동산 사이트를 뒤졌다. 차라리 이게 마음이 편하다.


 이 숙소에는 일본인 두 명도 살고 있는데, 룸메이트 형이랑 술을 먹다가 함께 하게 되었다. 27살 유카와 23살 마유카. 유카는 유튜브에서 보던 일본 특유의 영어 발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조금 알아먹기 힘들었다. 그리고... 이 친구들은 뭔가 속을 알 수가 없다. 문화라지만 여간 다가가기 어려운게 아니였다.


 그래도 이렇게 뷰잉을 다니니까 거리에 나앉지는 않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조금 편하다. 내일도 뷰잉이 잡혀있다. 얼른 집이 구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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