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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원 Oct 05. 2022

정말 놀 게 없다

캐나다 밴쿠버 워킹홀리데이 16일 차

 집이 아니라 숙소인 만큼 재료들을 냉장고에 쟁여놓을 수 없기 때문에,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힘들다. 그래서 특히나 아침은 라면을 먹는 경우가 많다. 계란과 고기로 나름의 단백질을 챙기는 수 밖에. 간장계란밥 또한 단골 메뉴다. 점심은 여기에 어제 남은 고기와 닭다리를 추가했다.


 밴쿠버 시내의 명소들은 웬만해선 다 가보았다. 오직 날 잡고 가야하는 곳들만이 남았다. 예를 들면 휘슬러, 빅토리아, 밴프, 조프리 등이 있다. 오래 있을 예정이다보니 조바심도 생기지 않아 갈 생각이 잘 안든다. 한국에서 운동화를 들고 오지 않아 장시간 돌아다닌데에 무리가 있는 탓도 있다.


 이 날은 한국에서 날아온 모델링 업무와 룸메이트 형의 자격증 번역을 하는 날이었다. 내가 괜히 맥북을 사서 전자를 해결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결국 형의 노트북에 인벤터를 다운 받아 처리했다. 후자는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이 영문을 지원하지 않아 내가 포토샵으로 수정해줬다. 알찼다. 역시 사람은 일을 해야한다.


 오랜만에 집중을 했더니 머리가 지끈거려 리프레시할 겸 형과 체스를 뒀다. 사실 체스 발견했을 때 정말 기뻤다. 놀게 생겼다고. 옛날에는 서양 사람들이 유튜브에 쓸데없는 장난이나 챌린지 올릴 때 왜 저러고 노나 싶었는데, 요즘은 이해가 간다. 놀게 진짜 없다. 차라리 공부라도 하고싶을 지경. 아무튼 역시 내기가 있어야 재밌지~ 하며 맥주를 걸었다. 내가 가볍게 이겨줬다. 형은 나를 마스터라고 불러야했다. 


 모바일 다음 메인에 내 글이 또 올라왔다. 가끔 휴대폰에 '조회수가 3000을 돌파했습니다!'라고 알림이 뜨면 이런 경우다. 보잘 것 없는 글이 어떻게 올라가는지 모르겠지만 감사하다.


 저녁은 T&T 푸드코트에서 반찬을 담아왔다. 캐나다의 큰 매장들은 뷔페처럼 푸드코트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 듯 했다. 원하는대로 담고, 무게에 따라 가격을 매긴다. 꽤 저렴해서 끼니 떼우기에 좋다. 다음 날 도시락 가져가기에도 좋고.

 

 다운타운을 제외하면 큰 건물들로 둘러싸일 일이 없다보니 하늘 보기 정말 좋다. 이 날은 구름이 많이 낀 날이었는데, 역시 어둠이 있어야 빛이 아름다운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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