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밴쿠버 워킹홀리데이 30일 차
어제 무슨 이유인지 잠이 오지 않아 새벽 3~4시에 잠들었다. 일어나니 11시. 식사 시간을 놓쳐서 일어나자마자 밥을 먹었다. 사진은 2시에 먹은 점심. 두끼를 같은 메뉴로 먹으니 쉽지 않았다. 나르코스라는 넷플릭스 시리즈를 보고있다. 실화 바탕이라 굉장히 재밌게 보는 중이다. 전개가 빨라 한 장면이라도 놓치면 이해가 어렵지만 정말 잘 만든 드라마. 수리남을 재밌게 보신 분들이라면 이것도 재밌게 보지싶다.
늦게 일어난 주제에 밥을 두번이나 먹고 그 사이에 글을 쓰니 하루가 허망했다.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운동을 조금 일찍 갔다. 그런데 정말 하기 싫었다. 웨이트가 하기 싫었다. 온갖 인상 써가며 4종목 클리어. 그리고 형 버렸다. 바로 컨디셔닝 존으로 이동해서 복근하고 복싱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프로 선수처럼 샌드백을 10라운드 치길래 허공에 쉐도우만 30분은 했다.
그러다 형이 왔다.
"가자."
"형 유산소 해야지. 빨리 여기 서봐."
저번에 복싱을 잠시 가르쳐준 적이 있었는데, 그 뒤로 하자고 해도 도망가기 일수였다. 오늘은 이 악물고 붙잡아서 시켰더니 되게 재밌어했다. 덩다라 나도 신나서 열변을 토했다. 뿌듯했던 건, 오늘도 어떤 백인이 지나가면서 풋워크가 좋다고 칭찬해줬다는 것. 하하.
나는 운동 끝나고 라면 먹는 것을 좋아한다. 먹기 쉽기 때문. 많이 씹을 필요도 없이 후루룩~! 그래서 오랜만에 불닭볶음면 두개를 먹어줬다. 물론, 돼지고기 패티와 계란도 먹어줬다. 단백질은 소중하니까.
솔직히 나는 술을 좋아한다. 그런데 캐나다는 밖에서 먹기에 술이 너무 비싸다. 그래서 한국에서 하던 방법을 고안했다. 술 먹고 싶을 때 위스키 한두잔으로 만족하기. 정말 효과적이다. 한두잔을 니트로 홀짝홀짝하면 그만큼 건강하고 건전할 수가 없다. 나의 [지적만족 + 알콜충족 + 정신승리] 겸으로 위스키를 하나 사왔다. 달모어 12 오리지널. 내 생애 첫 싱글몰트다. 마땅한 잔이 없어 아직 구석에 박아놨다. 맛이 궁금하다.
설거지하는 모습 사진 찍으려니까 다짜고짜 포징하는 형과, 그걸 못봐주겠다고 방해하는 누나. 내가 요거트에 냉동 베리 넣어서 먹으니까 프로틴 섞어서 먹겠다는 형. 그걸 또 만들어주는 누나. 매일매일이 시트콤이다. 한 번 먹어보래서 입에 넣었더니 괴랄한 식감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근데 형 왜 맛있게 먹고 있어...? 이렇게 까지 해야해...? 그냥 우유 타먹어...
오늘의 방 정하기 콘텐츠는 저번과 동일하게 축구경기 사람 수 게임. 애국심 가득하게 2002 월드컵 이탈리아전으로 했다. 나는 영상 종료 정확히 10분 전을 지목했다. 안정환 선수가 역전골을 넣고 스태프들이 모두 필드에 뛰쳐나온 상황이라 필드 플레이어 숫자를 넘긴 26이 되어서 1등. 곧이어 형이 13명으로 2등. 사진은 누나가 지목한 시간에 단 1명 만이 있는 슬픈 모습.
한국 회사 일을 조금 하고, 이력서를 한 곳 내고, 이렇게 글을 썼다. 이제 자야지. 내일은 누나가 오프라서 보일링 포인트라는 1인 훠궈집에 가자고 했다. 금요일엔 스카이 다이빙을 할 뻔 했는데 형과 나는 비싸서 포기. 일 구하고 내년에 가기로 결심했다. 누나는 자꾸 여행다니고 싶어 하는데, 돈이 없어서 살짝 미안하다. 얼른 돈 벌어서 같이 다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