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 관찰일기_220416
진이 이사 갈 집에는 지금 진은 살지 않고, 고양이 세 분만 격리생활을 하고 계시다. 이사 정리가 늦어지는 와중에 격리 보호할 친구들은 늘다 보니 얼떨결에 또 하나의 임보처가 되어버렸다.
제일 오랜 손님 구슬이는 여전히 크게 기력은 없는 상태다. 그래도 갈 때마다 밥그릇은 싹 비우고 화장실은 꽉 채워둔다. 워낙 움직임이 없는 형편이니, 간이로 만들어준 숨숨집 이층에 올라가 있는 모습만 보아도 고맙다. 어느 때는 살짝 살이 올랐나 싶기도 한데, 그저 털이 좀 뻗은 것 같기도 하고. 아직 구슬이는 비밀이 많다.
새로 입주한 땅콩이와 숙자는 각자 방을 하나씩 차지하고서 적응 중이다. 제일 고무적인 건 땅콩이가 스스로 밥을 먹기 시작했다는 것! 이제는 숟가락으로 떠주지 않아도 쓱싹이고, 숨숨집에서 나와 방안도 잘 누비고 다닌다. 지금은 부지런히 약 먹으면서 호흡기 증상이 없어지는 것만 기다리고 있다.
뒷다리 재활 중인 숙자는 무려 캣타워를 점령했다.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서 앉아 쉬기도 잘하고, 창밖으로 봄의 볕도 구경할 줄 안다. 다만 아직 기력이 왕성하지는 않아서 마찬가지로 지켜봐야 한다. 지켜봐야 한다. 이 말을 자주 하게 되는데, 그래야 한다. 고양이는 계속 지켜봐야 눈에 결막염이 오지는 않았는지, 피부에 뭐가 나진 않았는지, 그리고 얼마나 귀여운지 알 수 있다.
전에 아무도 아프지 말자고 적었었는데, 참 그러기가 쉽지 않은 시기다. 내가 당분간 집안에만 갇혀있게 생겨 진의 손이 모자랄까 걱정이 된다. 나라도 있어야 이동장이라도 한 번 더 들어주고, 잔소리라도 한 움큼 하는 건데. 길게 보면 다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더라는 말을, 고양이들과 모두에게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