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 관찰일기_220421
"내가 고양이라도, 지금이 좋을 것 같아."
하루가 가는 게 아까울 만큼 좋은 날들이다. 볕은 따스하고 바람은 살랑살랑. 고양이 뒤꽁무니를 따라다닌 뒤로 좋은 점 중 하나는 흙냄새, 풀 냄새를 다시 맡게 되었다는 거다. 흙을 밟으며 느껴지는 굳기의 정도로 계절의 변화를 더 미세하게 느낄 수 있게 되었다는 것도. 요즘은 발을 내디디면 뒤꿈치에서부터 전달되는 포근함으로 이 계절의 너른 품을 짐작할 수 있다. 누구든 와서 쉬다 가도 좋을 만큼 따뜻한 시절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매일 흙을 밟으며 사는 길고양이들에게야 말해 무엇할까. 겨우내 땅과 함께 얼었던 몸을 녹여내느냐고, 야무지게 기지개 켜며 길 복판으로 나오는 고양이를 자주 볼 수 있다. 아무도 없는 초원이면 배를 발라당 뒤집고 온기를 흡수하곤 한다. 이럴 때는 낯을 가리는 고양이라도 사람이 나타났다고 금세 도망가지 않고 몇 초간 미련을 보이기도 한다. 달콤한 이불에서 빠져나오기 전에 몇 번 입맛을 다시는 것과 비슷할까.
이제는 거리두기도 해제되었으니 더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겠다. 사람에게 좋은 계절이 고양이에게도 좋은 계절이다. 진은 늘 지금과 같기만 하다면 길고양이로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하늘을 보며 말했다. 지금처럼만, 늘 지금처럼만. 혹시 계절은 좀 매서워지더라도, 작은 존재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약간의 배려는 늘 이 봄날처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