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무사히

캣맘 관찰일기_220427

by 정재광

아침부터 미세먼지가 거셌다. 휴화산이 된 줄 알았던 기침이 다시 활동을 시작하더니 밤까지 이어졌다.


진은 오랜만에 쫓기지 않는 일정을 보냈다. 몽글이랑 같이 브런치도 즐기고, 집안의 아이들과 임보처 아이들을 챙긴 뒤에, 부동산 몇 군데를 확인하고, 또 저녁은 비빔면에 어제 남은 돼지고기를 얹고 채소와 토마토를 곁들여 근사한 저녁도 먹었다.


와중에 임보처에 새 입소자도 있었다. 올블랙의 고운 털을 자랑하는 까망이. 입원장에서와 달리 손도 잘 타고 얌전해서 입양을 기대해 볼 만하다. 우리 임보처에서 제일 오래된 카모와 마일이도 최근에는 더 편해진 인상이고 그런 모습을 담은 사진도 여러 장 건졌다. 계속 바빠서 조금 밀려있었지만 다시 입양신청서를 활발히 받아볼 수 있을 것 같다.


날씨가 금방 후덥지근해지고 보니 여름철 걱정이 벌써 스멀스멀 올라온다. 습기가 많아 사료도 상하기 쉽고, 파리며 달팽이 같은 곤충들도 극성인 시기다. 아직은 그런 정도는 아니지만, 그런 날이 오기 전에 밥자리들이 안정적으로 관리되어야 할 것 같아 이른 염려가 된다. 한편으로는 그런 걸 예상할 수 있을 만큼 여러 계절을 밥자리와 함께 나고 있다는 소회도 든다.


그래, 그래도 걱정보다는 오늘의 계절을 느끼면서. 하루하루를 건강하고 성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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