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 관찰일기_220428
오늘은 진의 새 집에서 같이 작업하며 시간을 나누었다.
헤더는 하루가 다르게 활동반경을 넓히는 중이다. 여전히 방처럼 생각하는 건 거실 모서리의 커튼 뒷공간이지만 한 번씩 산책을 하듯 집안 곳곳에 냄새를 묻히고 다닌다. 밤에는 심지어 슬그머니 이불속으로 파고들어 진의 포근한 품을 공략하기도 한단다. 어느 때건 손만 갖다 대면 자지러지듯 배를 내보이며 뒹구는 건 물론이다. 아무리 봐도 크게 될 아이다.
몽글이도 이제는 조금씩 새 공간에 적응을 해가는 것 같다. 요 며칠은 낯선 곳에 와있어 불안한지 진의 껌딱지가 되어 꼭 붙어다니기만 하다가, 오늘은 혼자 떨어져 앉아 제법 낮잠도 잤다. 코를 야무지게 골아가면서. 그래도 우리가 일어서기만 할라치면 이제야 집에 가는 거냐며 벌떡 일어나 현관까지 먼저 달려가기도 한다. 미처 동의를 구하기 전에 이사를 해서 미안한 마음.
오늘의 가장 큰 수확은 구슬이의 그루밍을 목격한 것이었다. 워낙 활동성이 떨어져 있어, 살이 조금씩 오르는 걸 보면서도 구슬이가 괜찮은 건지 안심이 되질 않았다. 머리와 등에 먼지가 소복이 쌓이는데도 스스로 씻지를 않았으니까. 언젠가 진이 마음먹고 담요로 아이를 감싸 물티슈로 닦아주어야 했을 정도였다. 그러니 구슬이가 혼자서 세수하는 모습을 보는 건 우리에게 선물 같은 광경이었다. 우리도 큰 욕심은 내지 않을 테니 구슬이도 천천히 한 발씩만 이렇게 힘을 내주면 좋겠다. 응원단은 준비돼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