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 관찰일기_220501
어제 구조한 아기 고양이 이름은 '홍옥'이가 되었다. 빨갛고 작은 사과 품종인 홍옥을 닮았다며 진이 붙여주었다. 짓고 보니 양쪽 볼에 홍조처럼 발간 점이 있어 더 잘 어울린다. 아직은 걸을 때도 비틀비틀, 그루밍도 헤롱헤롱 모든 움직임이 어설퍼서 진짜 고양이가 맞는지 진과 나는 매우 의심하고 있다. 아기 때는 하루에 10그램씩 늘면 적당하다는데 오늘 아침에 정말 10그램이 늘어 360그램이 되었다.
입양 홍보 중인 아이들에게 입양신청서가 속속 도착하고 있다. 질문서를 만들 때도 진과 여러 고민을 했던 만큼 신청자분들이 적어주신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다섯 식구가 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집이 있는가 하면 혼자 직장 생활하면서 단짝을 희망하는 집도 있었다. 다들 고양이를 가족으로 맞기로 마음먹기까지 다양한 사정들이 있었고, 나름의 준비를 하며 묘연을 찾고 계셨다.
모두가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체로 성실한 답변을 보내주신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8년 전 처음 히리를 맞을 때 나는 얼마나 준비되지 않은 입양신청자였는지를 생각한다.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경우이긴 했지만, 물심양면으로 부족했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물론 키우면서 배우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아지는 것이지만은, 아무래도 생명을 책임지는 일을 너무 가볍게 생각했었다 싶어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나 같은 경우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꼼꼼한 입양 절차가 필요하다.
어쩌다 보니 그간은 우리가 수용 가능한 인원을 채우는 시기가 된 것 같다. 삼색 마을 발견이라는 대사건의 여파가 여러모로 이어졌었다. 이제는 아이들이 하나씩 집을 찾아갈 시간이다. 봄기운처럼 포근한 입양신청서를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