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를 바라보는 FT와 the Economist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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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미국을 미워하게 될 겁니다.
그게 관세 시대가 한미관계에 남길 가장 큰 상흔이 될 겁니다.
다만 미국에 큰 상처가 안될겁니다.
우리를 화나게 했으니 큰 대가를 치렀으면 좋겠다 싶지만,
한국에 대한 관세 자체로 미국이 치를 대가는
아무리 크게 잡아도 클 수 없습니다. 냉정히 그래요.
중국 영향이 훨씬 클텐데, 그 또한 직접적인 영향은
생각보다 아직 얼마 안된다고들 볼 정도니까요죠.
외신들도 이 문제를 크게 다루진 않습니다.
그저 '시장은 한국이 일본의 길을 가게 될 거로 본다(FT)'는
식의 얘기만 좀 있습니다.
냉정할 수록 속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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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제목은 왜 미국인이 대가를 치른다고 써놨느냐?
희망회로 아니고요,
주인공 목록에서 한국을 뺀 기사들 보다 든 생각입니다.
이코노미스트의 한 열흘쯤 전 기사를 보면요
(Would an all-out trade war be better? : 전면전이 더 나았을까?)
이코노미스트지는 확신하고 있더라고요.
FT는 지난 주말에 흥미로운 칼럼을 실었어요. 인플레 온다고요.
(Trump’s biggest inflation worry might not come from his tariffs on goods : 트럼프가 걱정하는 인플레이션이 실은 딴 데서 오고 있어)
그걸 보면서 일종의 위안(?)을 얻었습니다.
출구가 안보이는 미로에서 답답할 땐
고개를 들어 좀 더 멀리 보면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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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겁니다. 우선 이코노미스트 기사는
무역은 이익이고, 관세는 자해야.
우리 이코노미스트지는 그거 의심 안해.
그런데
왜냐고? 무역상대 국가들이 사실상 대응하지 않고 있어.
중국 빼면, 다들 찐 보복은 안해. 그게 더 손해인 걸 알고 있거든.
전면전을 벌였다면 미국에 더 충격적인 영향을 텐데말이야.
또 경제가 안좋지도 않아.
어마어마한 AI 투자 때문이야. 엄청난 플러스 작용을 해.
이게 보호무역 마이너스 충격을 넘어서지.
증시가 사상 최고치인건 그 때문이야.
이 두 가지가 1930년대와 달라. 그 때처럼 또다시
'대공황 이후 보호무역 시절로 돌아간다'는
우려가 많은건 알지만, 그 때랑 지금이랑은 다른거야.
그 때 보호무역은 모두가 모두를 향해 보복관세 전면전을 벌였지
지금은 사실 미국 빼고는 아무도 보복 않아.
(트럼프에도 불구하고 세계무역체제 자체가 변하진 않았어)
->이게 좋은걸까 나쁜걸까. 한국인이 품은 분노로만 보면 애석하긴 한데, 장기적으로 보면 다행인거지.
또 그 때는 공황으로 나빠진 경제를 보호무역이 더 나빠지게 했는데
이번엔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자해에 동참하지 않는 동시에,
아직은 AI 붐으로 인한 투자가 경제에 플러스 요인이 있는거야.
>>>그 결과 미국 세금은 엄청늘었지.
8월 관세가 300억 달러인데 3/4이 트럼프가 새로 높인 부문에서 발생했어.
그래서 트럼프는 즐겁게 세금 걷고
별 영향이 없어보이지.
근데 착시야.
미국의 고통은 결코 면제되지 않아.
이 자해 행위가 뭔지 지금 당장 미국인을 이해시킬만한
거대한 고통이 없다해도 말이야.
맞아, 이게 경제 위기처럼 뜨겁게 달아오르지 않겠지.
그래서 정치인들은 어쨌든 버티겠지.
망할 기업은 망하고, 보호받는 기업은 보호받고
로비스트도 활개치면서 어쨌든 새로운 균형점이 생길거야.
다만.
미국의 경쟁력은 점점 떨어질 것이고,
물가는 높을 수 밖에 없어서 경제 성장은 점점 더뎌질 거야.
게다가 인도는 중국에 가까워지고
유럽은 미국 군수장비 구매를 꺼리고
미국 제조업은 일자리를 잃는 거대한 변화가 벌어져.
그래서 2029년, 다음 대통령은 당연히 관세를 낮출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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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기사는 좀 다른 면을 비춰요. 편하게 풀어보면요,
어이, 여보게들, 그동안 많이들 의아했지?
관세 부과하면 마땅히 생겨야할 인플레가 안생긴다고?
근데 우리가 보니께 말여, 생기는 중이여. 일부 생겼어.
상품 사이드에 생각보다 인플레 없는게 맞아.
상당부분은 기업 사이드에서 흡수되는거 같아.
근데 서비스 쪽에는 인플레 상당해.
그리고 이게 (다들 관심을 안가지는데) 사실은 더 커.
내구재 상품의 PCE(개인소비지출) 지수 구성 비율은 11%도 안돼.
서비스가 50%지. 이게 오르고 있다니까.
=일단 전기값. 작년 대비 7% 올랐어.
AI 붐 때문이기도 하지만, 트럼프가 재생 프로젝트 중단한다 그래서기도해.
=주택 보험비용도 급증해. (기후변화 때문)
=고등교육 비용도 상승해. (바이든 학자금 프로그램 폐지하지)
=주택 자체도 올라. (수입자재 인플레와 건설노동자 부족)
다 트럼프 정책의 결과라고 볼 수 있지.
민주당은 벌써 여기를 공략하고 있어.
물가가 오른다고, 이게 다 트럼프 때문이라고...
만약 물가가 오르기만 하면 미국 정치가 늘 그렇듯
바이든에게 그랬던 것처럼 트럼프한테도 엄청난 상처를 줄겨.
관세가 직접적으로 주지 않아도
서비스가 결국 상처를 준다는거...
거참... 이상한 정의(Somekind of Strange Justice)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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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로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우리를 괴롭히는 누군가가
결코 그 책임을 면제받을 수 없다는
글로벌 유수언론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며
그리고 이게 희망회로가 아니라는 믿음 속에
오늘도 마음의 평화를 얻어봅니다.
관련 기사는 아래와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