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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아 Jan 31. 2018

꼭 나쁜 것만은 아닐 테니까

오늘도 퇴사를 고민하는 나에게

  매거진을 쓰기로 결심한 이유는 서른 살이라는 기점으로 퇴사를 할지 말지 고민하는 와중에 다양한 시각으로 직장과 업에 대해 바라보며,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나는 작년만 해도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을 많이 갖고 있었다.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업무와 사람에 치이면 치일 수록 부정적인 감정만 들었다. 그러다 작년 11월 말~12월. 퇴사를 심각하게 고민했다. 업무, 조직, 성향에 큰 차이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시기도 적절했다. 1월부터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들어가기 때문에 그즈음 퇴사 의사를 밝히면 되었다. 그다음 해에도 함께 할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퇴사 이후의 삶이 준비된 게 없어서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12월 말이 다가왔다. 이쯤 되니 적절한 시기이고 뭐고 퇴사 의사를 밝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팀 내의 상사 누군가에게라도 한 번쯤은 고민을 털어놓고 의사결정을 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연말이 다 가기전 적절한 타이밍에 어느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처음에는 입사 후 어떤 부분을 느꼈고 이러했기 때문에 퇴사를 고려중이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정도만 말하고 결심을 굳히려 했다.


 "저 실은 ~~~ 한 것들 때문에 힘들었어요"

라고 말을 꺼내었다.

그러자 그 분은 

"그럼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라고 되물었다.


어떻게 말할까 1초 고민했다. 

'뭘 어떻게 해. 그냥 나갈 준비 해야지'

내게 이미 정해진 답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근데 말하는 도중 내 입에서는 뜻밖의 말이 나왔다.

 "~~ 한 부분들을 옆에서 좀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퇴사를 고려 안 한 건 아닌데, 누군가에게 말도 제대로 안 하고 퇴사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부탁드려요"


말을 내뱉은 후 나는 놀랐다. 내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오다니. 혹시나 퇴사하겠다는 말을 꺼내기 힘들어서 한 변명이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때의 저 말은 변명이 아닌 진심이었던 것을 깨달았다. 예전에 퇴사에 대해 흘러가듯 생각했던 것이 있었다. '그래도 좀 더 회사라는 곳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봐야겠다.' 그때는 흘러가는 생각이었는데 지금 보니 회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겠다는 나의 숨겨진 결심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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