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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아 Apr 18. 2018

우연히도 3번째 회사

당신의 회사는 몇 번째입니까?

회사에서 친해진 두 사람이 있다. 신기하게도 이들은 나와 비슷한 과거 경력을 갖고 있다. 우리의 공통점은 지금 회사가 3번째 회사라는 것. 여기까지 오게 된 이야기를 들어보면 같아 일하는 사람이 이상하거나, 회사가 망하거나 2가지였다. 그러나 주변 친구들의 퇴사 얘기를 들어보면 비단 우리만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처음부터 정말 원하던 곳 혹은 조건이 좋은 기업으로 취업이 되어 경력을 쌓는 경우는 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첫 직장을 다니다 더 다른 일에 도전하고 싶어서 이직한 경우는 드물었다. 저 위에 나열한 2가지의 경우가 퇴사 사유의 대부분이었다. 간혹 다른 일에 도전하고 싶어서 그만둔 경우의 사람들도 보았지만 대부분 4~5년 이상 회사를 다닌 사람들이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20대에 처음 사회에 나와 첫 회사에 취직하여 그 회사가 마음에 맞아 오래 다니게 되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얼마 전 첫 회사에 취직을 했는데 1년도 못 채우고 나와 부모님께 너무 죄송하다는 어떤 사람의 글을 보게 되었다. 그 사람의 나이는 아직 25이었다.


회사가 대학처럼 한방에 붙어서 2~5년을 다녀야만 하는 곳이면 이런 고민을 했을까? 대학도 재수 삼수하면서 다시 시작하는데, 왜 우리는 첫 직장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책감이 들고, 사회의 낙오자가 되는 기분에 휩싸여야 하는 걸까. 그래서 첫 회사를 1년도 다니지 못했다며 우울해하는 그 사람의 글이 자꾸 내 마음에 걸렸다. 나에게 그 일이 맞는지 아닌지 모른 채 첫 진로로 내 남은 인생을 단정 짓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모든 게 딱딱 맞춰지듯 다 이루어진다면 진로에 대한 고민은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아직은 퇴사를 많이 하는 것에 대한 시선이 좋지는 않다. 하지만 최근에 6번의 퇴사를 하게 된 이의 글을 보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자신이 더 도전하고 싶던 일에 도전하다 보니 6번의 퇴사를 하게 되었다며 매 순간마다 최선을 다했다'라는 당당한 글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억지로 붙들며 일하는 삶보다 자신이 더 잘할 수 있는 일에 계속 도전하는 삶도 나쁜 시선으로만 볼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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