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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살 차이 동생의 학예회에서

by 서안

나에겐 늦둥이 동생이 있다.

스무 살 중반이 되던 무렵, 동생의 학예회가 있어 보러 간 적이 있다.

막상 공연이 끝나고 난 뒤, 나는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그 눈물은 “동생이 벌써 이렇게 컸나?” 같은 뭉클함 때문이 아니었다.

기특함도, 대견함도 아니었다.


나는 돌아갈 수 없는 저 시절을 마주한 듯했다.

무대 위의 동생은 나에게 지나온 시간을 떠올리게 했고,

그 순간 밀려온 건 후회와 착잡함이 뒤섞인 묘한 감정이었다.


나는 왜 그런 기분이 들었을까.

내가 살아온 날들이 후회스러웠던 걸까?

아닌데… 난 나름 후회 없이 살려고 애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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