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딸을 보고 2
영화 <아빠는 딸>은 요즘 트렌드인 딸 바보 이야기다.
영화의 줄거리는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입에 달고 사는 만년 과장 아빠 원상태와 이제 아빠를 따르지 않은 예쁜 소녀가 아닌, 자기 자아를 발전시키고 싶은 원도연의 이야기다.
이 영화는 다만 바디 체인지 소재를 이용하여, 아빠와 딸의 영혼이 바뀌어 일어나는 황당하면서도 유쾌한 에피소드를 그린다. 하지만 단순하게 웃음과 재미만 주는 게 아니다. 가족과 사랑, 서로의 갈등, 상대를 이해하는 과정을 다뤘다. 딸 바보이지만 사랑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빠,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빠에게 투정을 부리는 딸의 속사정을 자연스럽게 들추면서 지금 사회의 일상을 보여준다. 한편으로는 직장인과 학생이 각자의 자리에서 갖는 고민과 고충의 이해를 돕는다.
어렸을 때에는 ''나 크면 아빠한테 시집갈 거야라고'' 하던 딸이 여고생이 된 이후로는 속옷도 따로 빨기를 원하는 대화도 없는 부녀 사이가 되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고 서로 익숙해지지 않으면 아무리 가족이라 해도 평생을 모르는 사람처럼 지낼 수도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명장면은 영화가 끝난 후 나오는 딸들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꼬마 - 나 크면 아빠한테 시집갈 거야
소녀 - 아빠는 내 맘을 몰라…….
중년 - 아빠! 보고 싶다.
김삼식 기자
말을 하지 못하지만,
역으로 생각하고 이미지로 생각할 수 있는 기자
호기심과 물음이 많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