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다큐 창 [은둔형 외톨이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보고
세대 별로 느끼는 세월의 시간은 다르다.
유아기 부모의 사랑을 흠뻑 받을 때, 사랑을 듬뿍 받고 천천히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을 오래오래 간직하길 부모는 바란다. 청년기의 젊은이들은 빨리 커서 어른이 되고 싶고 빨리 사회에 나가 성인 구실을 하길 원하지만 시간이 더디게 가서 아쉬워한다. 성년기에는 성공을 위한 열망으로 일과의 싸움 속에 24시간이 모자라는 바쁜 세월을 산다. 중년의 시간은 인생의 결과를 맺는 자신과의 한판 끝장이 기다린다. 문득문득 시간이 멈춰 자신을 돌아보기도 자책하기도 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시대다. 사회 소속에서 은퇴를 하는 시니어기에는 인생 2막 준비와 노후를 설계하는 더딘 세월의 연장이다. 성장한 자녀들의 독립과 무한한 충족을 위하여 모든 걸 내어 주어야 하는 촉박한 시간을 보낸다. 노년기의 세월은 더딘 세월 속의 자기와의 싸움이다. 하루가 지루하고, 삶의 동력을 잃어 고독해지기 일 수다. 그 시대 층별로 세월의 흐르는 체감은 다르겠지만, 한평생 적절히 계획하여 인생을 잘 설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무언가 이루기 위해 집중하여야 하는 목적을 가지면 시간은 빠르게 가고, 목적을 잃어버린 시간은 한없이 더디 가기만 한다. 이 모든 세상사를 눈에 담을 수 없을까? 세월의 시간을 눈에 미리 담을 수 있다면 후회 없는 인생이 되리라. 덧없는 세월 운이 좋아 잘 사는 인생도 있고, 불운이 겹쳐 고난의 세월을 살기도 한다. 어찌 보면 짧은 인생을 살다 가면서 기억하고 싶은 것 과 남기고 싶은 것 만감이 교차하는 파노라마 같은 과거가 연상될 때가 온다. 세월이 그만큼 자신을 변화시키고 돌아볼 시기가 왔다는 것은 인생 결말의 시기가 다가왔음을 의미한다. 당장 인생을 마무리한다고 생각하면 자신에게 남는 것은 무엇이고, 무엇이 소중하였던 부분으로 남을까? 흔히 말하기를 “공수래공수거”라고 이야기한다. 알몸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게 세상 이치.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가장 아끼고 가장 내세울 일이 무엇이었던가를 생각하면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점수가 나온다. 자연의 이치가 인생을 닮았다. 아니 인생사가 자연을 닮았다고 한다. 사계절을 생각해 보자. 봄에 새싹과 나무에 몽우리가 맺는 봄을 지나 꽃이 피고 만물이 성장하는 여름을 지나 열매가 영글어가고 결실과 수확의 가을 지나 모든 수확을 정리하고 휴면의 겨울이 되면 또 다른 한해를 준비하며 기다리게 된다. 기다림이란 희망과 목표 그리고 기분 좋게 하는 꿈을 만들어 준다. 세상에 희망이 없다면 그렇게 바둥바둥 살려고도 욕심을 부려 보지도 않는다.
3월을 지나며 나뭇가지에 몽글몽글 맺힌 꽃봉오리가 금방이라도 터져 만개할 것 같이 한껏 부풀어 있다. 마치 모두의 꿈이 준비되고 축적되어 폭하고 터져 펼쳐질 것만 같다. 거리에는 이미 봄이 성큼 다가왔다. 나뭇가지에는 분홍색, 노란색, 하얀 꽃들이 이미 개화를 시작하고 봄을 알리며 축복한다. 한해의 아름다운 시작을 축복하듯이 우리를 한 것 즐겁게 한다. 일 년이란 세월 속에 사계절이 있음은 행운이다. 절기와 계절의 바뀜은 저마다 특징을 갖는다.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가을은 가을 대로, 겨울은 겨울 대로, 그 구분이 분명하다. 세상에는 계절의 변화가 없는데도, 뒤바뀐 데도 더러 있어 삶의 문화가 다르기도 하다. 계절의 변화가 없다면 얼마나 지루한 시간이 될까? 계절의 변화는 그 나름대로 해야 하는 희망을 만들어 낸다. 그것을 즐기기도 하고 회피하여 빨리 지나기를 갈망하기도 한다. 반복되는 계절은 미리 준비하는 시간을 주고, 다음 계절을 기다리는 기대감과 희망을 주기도 한다. 한평생을 살아가는데 많은 사람을 만난다. 또한 시대는 많은 사람과 공유하며, 공동체 사회를 떠나 생활한다는 것은 무리이다. 복잡 다양한 사회생활 속에 혼자이라면 많은 걸 잃게 하고 어렵게 한다. 세상은 서로 공유하고 서로 교환하며 함께 살아가는 시대에 있다. 때론 자신의 의지가 아닌 인생의 걸림돌을 만나기도 한다. 학업장에서 소속의 일원 속에서, 그룹별 단체에서 또는 국내외 경쟁의 장에서 치열한 약육강식의 법칙대로, 도태되거나 소외 대상으로, 때론 제외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점점 심하게 사회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왕따, 투명인간, 성폭력 피해” 등 피해자들의 안전을 보장하며 편히 생활하기에는 사회가 미약하다. 저마다 원 상태로 복귀를 위해 애를 써보지만 만만한 문턱을 넘어 성공하기 어렵다. 세상을 비관하고 목표를 잃게 되고 자포자기의 생활을 하게 되면 세상과 사회 속 그림자로 숨으려 한다. 즉 고립된 사회를 살아가게 된다. “은둔형 외톨이, 독거인, 홀로 족”등 심각한 고립은 그 기간이 점점 장기화되어 가는 특징이 있다. 심각하면 생명을 해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장애나 홀로 된 입장에서 시간의 흐름은 체감하는 느낌이 다르다. 조금만 주의 깊게 살펴보면 주변의 환경이 공평치 않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피해 소수자들은 자신의 권리를 외치기도 하고, 불평등을 여러 방법으로 호소하기도 한다. 이런저런 저마다 사연을 갖기에 커다란 공동 사회가 이루어지고,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공동체를 구성하는 가족이고 이웃이다. 이 세상은 점점 이분화가 가속화되어가는 추세이다. 이러한 대상 층이 점점 많아져 절반을 넘길 미래가 그리 멀지 않았다. 많은 국가 발전을 위한 계획도 좋지만 결코 등한시할 수 없는 사회 문제이기도 하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 반반, 잘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 반반, 가진 자 못 가진 자 반반, 생각이 다른 자 같은 자 반반, 하다 못해 음식에도 “짬짜면, 양념 반 후라이드 반”이라는 반반으로 갈라진 세상이다. 소수의 그룹이라면 어떠한 방법으로도 한 그룹으로 만들 가능성이 크지만, 반반으로 이분화되는 상태에서는 결코 단합이 쉽지 않다. 어떠한 이유가 있더라도 홀로는 사는 것은 힘든 일이다. “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라는 말도 있다. 못 가진 자의 하루는 너무도 지루하고 초라하기 짝이 없다. 거리의 이웃을 보면 하루가 길어 보이고, 풍족하지 않고,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이 사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 사회의 해결 목표이기도 하다. 그들은 홀로 하루를 살기 위해 처절한 싸움 중이다. 물질이 필요치 않는, 친구와 이웃이 되어 주는 일은 조금만 마음을 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홀로 되는 절망감은 그 어떠한 물질로도 대신이 안된다. 홀로 남는다는 것은 누구나 인생에 닥칠 일이라는 점에서 좀 더 주변을 바라봐주고 먼저 손을 내미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들이 외치는 소리는 물질과 동반자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처지와 이야기를 들어줄 소통의 이웃이 필요하며 다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되어야 하겠다.
김세열 기자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표현의 글을 잘 쓰는 사람
도덕적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