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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부 시민기자단 Oct 25. 2022

잘못된 학교

어느 날 아이가 “학교 안 가고 싶어.” “친구들이 날 미워해.”라고 했다. 아이는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장애 정도가 비교적 가벼워서 일반(비장애인)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무리없이 학교에 적응하고 있었다. 자식이 따돌림을 받는다는 추측에 가만히 있는 부모님은 없다. 일단 학교에 가서 이 문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해결책과 앞으로의 대책도 세우고 학교나 아이들로부터 진심으로 사과받아야 했다. 하지만 부모는 학교의 사과는 받지도 못한 채 전학을 선택해야만 했다. 요즘은 장애, 비장애 학생 상관없이 따돌림은 사회적 문제로 실질적인 교육을 해야 한다.   

   

이번 장애아동 따돌림은 교내에서 확산이 되었다고 한다. 서울 은평구의 한 사립 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가 장애인의 날을 맞아 수업 중에 “우리 반에도 장애인이 있죠.”라고 얘기해 아이들은 “누가 장애인일까?” 하며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수업 당시 발달장애 대한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우리 주변에도 이 동영상에 나오는 친구가 있을 수 있다.” “크는 속도가 다를 뿐 너희들보다 더 훌륭하고 똑똑한 어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담임교사가 장애 학생을 지목한 건 아니었지만 곧 장애 아이가 특정이 되었다. 이후 따돌림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물론 장애인의 날을 맞아, 아이들에게 '장애'를 설명하기 위해 장애에 관한 동영상을 보여준다는 건 좋은 방법이다. 이 교사 자신도 장애를 모르기에 어쩔 수 없이 비장애 학생들에게 '장애' 대한 자료를 통해 설명하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장애 학생이 너희들보다 더 훌륭하고 똑똑한 어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 비장애 학생들에게는 이상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았을까?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사람이 살면서 자신의 노력, 소통을 어떻게 하느냐 따라, 지혜롭게 사회 구성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담임교사의 제일 큰 실수는 장애학생과 비장애 학생을 따로 분리를 시켰으며 인격 모독도 했다. 더 기막힌 상황이 있었다. 이 학교 교장은 발달장애 학생에게 정서적 학대를 했던 담임교사에게 어떠한 처벌도 하지 않고, 큰 문제가 아니라는 듯 부모 측에서 소송을 하던 언론에 제보하던 별 게 아니라는 식으로 말을 했다. 게다가 발달장애 학생을 받아줄 학교가 있겠냐며 조롱하며, 자신을 더 화나게 하면 험악한 일을 벌일 수 있다는 취지의 말까지도 했다.      


비장애 학부모님들은 자신의 지역에 특수학교를 짓는 걸을 굉장히 불편해한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장애 학부모님들과 공감은커녕 대화조차도 어렵다. 교육열 때문에 본인의 자녀들에게만 관심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장애 학부모님들도 같은 마음인데도 항상 뒷자리로만 맴돌고 있다. 요즘은 일부 초등학교 내에 특수반(도움반)이 있다.(-->모든 초.중.고등학교에 특수반이 있지 않습니다.) 친구들과의 관계성도 중요하며, 즉 다양성을 가르쳐 주는 것은 어른의 몫인 것 같다. 담임교사의 큰 실수나 어이없는 교장보다 더 아픈 건, 장애 · 비장애 아이들끼리 갈등이 생겼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 갈등은 부모님들 간의 갈등으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닐까? 단 한 명의 비장애 학부모님이라도 대화했더라면 전학을 갔어도 마음이 조금은 편했을 거다. 개인적으로 이 사건에 제일 불편했던 부분은 <장애 정도가 비교적 가벼웠다> 이 표현이다. 사람마다 장애는 다르지만, 질병(疾病)은 아니기 때문에 누가 더 장애 정도가 비교적 가볍다고 말을 하는 건 정말 잘못된 표현이다.     




<관련기사 -2022-06-03. MBC 뉴스 "천만 원 주고 후배들 시켜서‥" 어느 학교장의 막말>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74986_35744.html?fbclid=IwAR1SQNecua2PdJJLuShiwONuX_KlS6SjL1hR057V04IblSbknEpvxTbPzxw






김삼식 기자

호기심과 물음이 많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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