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동네 주민센터에선 주민들의 아주 기본적인 정보는 알고 있지 않을까?
은평구에 오랫동안 살았지만, 매번 같은 상황에 내 장애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는 때도 있다. 내 나름대로 지역 사회에 '장애'를 말하기 위해 내 직장, 복지관, 시민신문에 글도 기고하고 있다.
아무리 “장애 당사자에게 직접 물어보세요.” 이러한 메시지로 글을 쓰지만, 사람들은 활동지원사님에게 먼저 눈이 갈 수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다. 나와 지원사를 처음으로 대면했을 때 전동휠체어에 앉아있으며 고개로만 내 의사를 전달하는 모습을 보면 이해가 간다. 나랑 대화를 시도하기보단 지원사와 대화하려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불광동 주민센터에서 내 집으로 찾아와 보조기기 관련된 만족도 조사를 한 적이 있다.
나도 솔직히 구청이나 동네 주민센터 ‘공무원’ 대한 편견이 있다. 대부분 복지에 관한 일을 하지 않으면 장애 이해가 없는 게 사실이다. 빨리빨리하는 습관과 바쁜 일 처리에 공무원들하곤 제대로 대화한 적이 없다. 그날도 두 명의 직원이 와서 짧은 인사를 하고, 보조기기(최중증 지체 장애인을 이동하는 이동식 리프트)의 기능을 확인했다.
한 직원이 만족도 조사 용지를 머뭇거리면서 어쩔 수 없겠다는 모습으로 맴돌고 있었다.
나는 그런 행동에 익숙해 기다리고 있었는데 또 다른 직원은 바로 내 옆에서 “지원사에게 줘.” 이렇게 말을 했다.
물론! 내가 적을 수 없겠단 생각에 말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래도 만족도 조사는 이용인의 어떤 물건이나 어떤 일에 관하여 만족을 느끼는 정도에 대한 조사다. 그 내용을 명확히 알기 위한 과정이면 이용인의 입장이 매우 중요하다.
그 보조기기에 대한 피드백을 지원사도 줄 수 있다.
하지만 만족도 조사는 내 생각을 알기 위한 조사라면 “김삼식 님이 손이 불편하시니까 활동지원사님께 부탁해도 될까요?” 그 직원은 이렇게 말을 했을 거다. 만약 이 직원이 언어장애가 있다는 판단에 내 의견을 묻지 않고, 그런 행동을 한다면 너무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내 글에는 언어장애 때문에 소외를 당한 사례가 많이 있다.
내 경험과 함께 어느 누구보다 이와 같은 내용을 잘 전달할 수가 있는 것 같다. 독자들 입장에서 보면 또 투정 같은 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갓난아이의 울음소리에도 다 이유가 있다.
김삼식 기자
호기심과 물음이 많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