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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부 시민기자단 Dec 02. 2022

있고 없고 차이

살던 동네가 없어지고 뉴타운이 조성된다 해서 갈현동으로 이사를 했다. 이사를 와서 동네에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아 한동안 힘들었다. 아이가 일반 초등학교에서 특수학교로 전학을 했는데 아이의 등굣길은 나에게 또 다른 아픔이었다.


우리 집을 중심으로 위로는 남 중고가 옆으로는 여중고가 밑으로는 초등학교가 200~300m 간격으로 있다. 아침 등교 시간에 3개의 학교 학생들이 어울려 골목길을 지나가는데 내 아이는 그 학생들 속에 단연 돋보이는 이단아였다. 아이는 조용히 갈길 가면 되는데 갑자기 괴성을 지르거나 제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면서 등굣길 학생들의 시선을 모았다. 학생들은 킥킥거리며 장애인이야 이거네 손가락을 머리로 머리 위로 돌리면서 재미있다는 듯 자기들끼리 키득키득 웃었던 이런 행동을 할 때마다 철없는 학생들의 행동이려니 하고 참았지만 엄마인 난 힘들었다.


그런 등굣길은 이어졌고 매번 같은 상황이 이어졌던 어느 날 작은(초등) 여학생이 그렇게 놀리면 안 된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셨어 앙칼지게 소리를 질렀던 순간 분위기는 머쓱했고 이어 우리 아이를 보며 신도 초등학교(일반) 같이 다녔다고 했다. 우리 아이가 다닌 초등학교에는 특수반이 두 개 있었는데 비장애 학생들이 장애에 대한 교육과 인식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우리 아이 등교 때마다 저기 장애인 간다라며 킥킥거리며 웃고 떠들었는데 이 3개의 학교에 특수반이 있었다면 학생들의 태도는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우리 아이 등굣길 기억은 아직도 나를 힘들게 한다.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 

빨간 우산 파란 우산 찢어진 우산 좁다란 학교실을 우산 3개가 이마를 마주대고 걸어갑니다.

더 이상 찢어진 우산이 비에 젖지 않고 빗물이 튀지 않게 빨강 우산 파란 우산이 찢어진 우산을 덧세워 등교하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송명자 기자

써 려가 이야기가 많은 사람

담담하고 담대하게 풀어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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