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에 머물며

by 서부 글쓰기모임

적당히 흐린 어느 날,

나는 벌써 한강변에 와서 자리를 잡았다.

늘 그랬듯이 노트북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가득 채운 텀블러.

새로 생긴 파라솔 벤치에 앉아 한강 변을 달리는 라이더를 바라본다.

푸르는 잔디가 깔려 있고, 그 앞에 자전거 도로가 쭉 뻗어 있다.

힐끗힐끗 느껴보며 글들을 줄줄이 메워 내려간다.


답답한 집구석 보다, 탁 트이고, 플래시 한 공기가 살랑거리는 이곳이 좋다.

보이는 시야는 눈에 거슬리는 것이 없고 바라만 봐도 가슴이 탁 트인다.

안정, 평화, 그 리고, 새로운 영감...

머리에서 온통 생각이 요동친다.

무엇부터 할까?

그동안 밀렸던 처리 물들을 하나하나 끝내며,

나의 마음은 점점 자유로워진다.

오며 가는 씽씽 달리는 라이더들의 질주의 모습이

화폭에 하나 둘, 그려 넣을 것만 같아 신기하기도 하다.

달리는 모습과 목적도 천태만상.

어쩌다 한두 마리, 이윽고 떼 지어 내 주위로 비둘기가 모여든다.

이름 모를 사람들이 새 먹이를 던져줘 버릇해

사람을 보면 식욕이 당기는 모양이다.

오늘은 비둘기에게 미안하다.

딴 때는 간식거리라도 가져와서

조금은 나누어 주곤 했는데, 오늘은 빈손이다.

체중 감량하여야 하는 이유도 있지만,

오늘은 글만 써야 하기 때문에 챙겨 올 겨를이 없이 나왔다.

나의 노트에 글이 채워질 때마다 부자가 되는 기분이다.

역시 답답한 방구석 보다, 그린의 자연 앞에 시야가 먼저 알아본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이 시간이 마음을 달래기 참 좋은 시간이다.

image02.jpg 한강공원 벤치에 앉아 노트북을 펼쳐 글을 쓰는 모습



김세열 기자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표현의 글을 잘 쓰는 사람

도덕적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

커피와 여행, 우리나라를 좋아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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