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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부 시민기자단 Mar 28. 2023

비 오는 어느 날

1월의 동장군이 잔뜩 심술이 났는지, 매서운 추위를 연거푸 쏟아 내더니, 명절을 앞두고 포근한 비가 내리고 있다. 여느 때같이 불광천의 하루는 일찍부터 새롭다. 운동하는 사람, 반려견 산책 시키는 사람, 아직 추워 그런지 드문드문 자전거들이 조금은 겨울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인적이 드문 산책로에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 헐벗은 나뭇가지에는 그새 몽우리가 몽글몽글 피어난다. 이비 지나고 조금 따뜻해지면 고운 빛 들어내며 개화가 시작되리. 계절은 변함없이 저 할 일 다 하는데,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작년 다르고 어제 다르고, 변덕이 예측하기  어렵다. 거리에는 흠뻑 젖은 비에 축축이 고여 발을 디딜 때마다 빗물이  튄다. 그 모양이 좋아 장난스러운 때도 있었다. 세월은 지나 변하고 있는데, 사람 마음은 어디까지 흘러가는지. 정초의 발길은 희망을 걸어 보기도 다짐해 보지만, 왠지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올해는 어떠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일일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김세열 기자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표현의 글을 잘 쓰는 사람

도덕적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

커피와 여행, 우리나라를 좋아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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