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김세열)
칠흙같은 밤이다!
항구의 불빛은 어느 우주의 별같이 경이롭기만 하다!
고즈넉한 여행 사진에나 볼법한 고풍의 어선 한척이 불빛을 토하고 서 있다.
작아 보이지만 이층 복식 구조로 미니 쿠르즈 같은 시설을 고루 갖추었다.
아래 위층의 낚시 거취대를 갖춘 낚시 존과, 커다란 어획물 저장고, 즉석에서 회를 뜨고 파티를 즐길 수 있는 주방과 BAR 시설이 있는 뱃머리는 벌써 설레게 한다.
선실은 응접실과 휴게실같이 꾸며져 있고 식음료 서비스는 물론 노래방 시설과 현란한 조명 시설까지 완비하고 있다. 아래층에는 게스트 룸으로 몇커플이 장기 채류가 가능한 숙박 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모두 배에 오르자 뱃머리 라이트가 부두를 비추고 미끄러지듯 조용히 뒷걸음치다 이내 깜깜한 바다를 향해 물살을 가르며 달리기 시작한다.
한참을 달리는 목선은 양쪽 선두부터 파도와 부딛칠때면 밤이라도 새하얀 물보라가 아름다워 보였다. 한참을 항해 하는 동안 따끈한 차 한잔의 온기가 손을 감싸게하고 하얀 입김이 주위를 그리고 있다. 파도에 흔들리는 선박은 마치 춤을 추듯 요동치고 서비스 요원의 서비스하려 중심잡는 모습조차 정겨워 보였다. 낚시 미끼가 뿌려지고 멈춰서자, 강태공들이 낚시를 던진다. 여러 개의 바다를 향한 조명이 마치 바다를 불기둥으로 꽃은 듯이 바닷속을 비추고 불빛조차 신비하고 아름다웠다. 이층 났시에서 먼저 소식이 왔다. “왔다, 왔어...” 손맛을 보았는지, 연신 릴을 감았다 풀었다 하는 소리와 물고기와 한판 힘겨운 싸움을 하는 낚시공의 모습이 애처롭기 까지하다. 바다를 향한 불빛 기둥 주위에 무언가 물체가 이리저리 지나가고 이윽고 길다란 물고기가 형태를 보이기 시작한다. “우와, 월척이다 ”란 외침에 모두가 부러운 듯 쳐다보고, 선장은 뜰채를 들고 옆에서 대기하고 있다. 힘싸움을 얼마간 지나가다 드디어 수면 위로 요동치는 커다란 물고기. 기다란 칼치 같으면서 굵기는 새치 같은 2m 남짓 괴물이 뜰채에 끌어 올려져 선상에 자태를 나타 냈다. 팔딱 팔딱 발버둥치는 물고기는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듯 애처로왔다. 선장은 물고기 머리를 망치로 쳐서 기절시키고 머리에 칼집을 내어 피를 빼내었다. 갑자기 선상의 주방이 바뻐졌다. 순식간에 회를 뜰 준비가 되고 곁들여 먹을 먹거리와 한잔 할 수 있는 칵테일이 준비되었다. 커다란 물고기는 힘없이 해체되었다. 접시에 수북히 쌓인 싱싱한 횟감은 양도 푸짐하고 예쁘게 치장되어 젓가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너도나도 선상에 모여 한잔 술과 횟감을 준비해간 초장에 찍어 맛갈나게 먹으며 웃음의 대화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선상에 공간을 비쳐주는 조명등이 에쁜 파티장 같이 춤을 추며 분위기를 만들어 너무도 황홀한 밤이다. 물고기의 쫄깃한 맛보다는 이 한밤중에 선상 밤 낚시를 즐기고 있다는 행복감이, 모두의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주는 밤이다! 돈 많은 낚시광들의 손맛을 위하여 만만치 않은 어선을 전세내고, 어디든 낚시를 드리우고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즐기는 시간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야 옳을지 양면의 생각이 한참동안 생각의 여운을 만든다!
“드르륵 드르륵” 목선의 엔진은 강한 물살을 뿜으며, 점점 어둠을 찾아 향하고 있다.
시간은 어둠에 빨려 멈춘 듯 싶다.